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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삶 양자택일 강요하는 사회..양립해법 찾아야"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한국은 '양자택일'의 나라다.


결혼한 직장 여성은 가정과 육아, 직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다 결국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다. 만약 경제적 이유 등으로 직장을 택했다면 친정이나 시댁의 희생은 필수 항목으로 뒤따른다. 그 뿐인가. 일을 포기했다는 후회 혹은 가정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은 '옵션'으로 따라붙는다.

남성이라고 크게 다르지도 않다. 한국사회에서 '성공한 직장인'이란 말 그대로 직장에 몸 바쳐 일한 사람들이다. 마다할 수 있는 술자리에 칼퇴근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처자식을 부양하기 위해 '가정을 내팽겨치며' 일하다 보니 결국 돌아오는 것은 자식들의 외면 뿐. 장성한 자식들은 이렇게 묻는다. "아빠가 우리한테 관심이나 있었나요?"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파장은 사회적 = 일과 삶 혹은 가정, 이 과정에서 중간이란 없다.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그 결과 2009년 현재 한국사회는 'OECD 국가 중 가장 긴 근무시간'과 '세계 최하위권의 출산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됐다.

일과 삶 사이의 선택은 개인적인 문제지만 그 파장은 사회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의 55%가 저출산을 심각한 기업의 위기로 파악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리스본 협약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일"이라고 못박았다.



◆해외 및 국내 사례 잘 살펴야 = 무너진 균형을 바로 세우는 데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고 출산보조금과 같은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해외에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고찰하는 일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한다. 비슷한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해외 사례는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 물론 이를 우리 토양에 맞게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 또 국내 기업 가운데 앞장서서 이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면 여기에 돋보기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


피터드러커 심포지움에서 홍콩의 사례를 소개할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위니 응씨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인들은 국제노동기구(ILO)가 권하는 노동시간의 22%를 초과해 주당 48.8시간을 일할 정도로 일벌레들이다. 또 여가활동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점에서 우리 직장인들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기업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비영리 단체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스탠다드 차티드, 시스코 등 기업들과 함께 휴가, 퇴근 등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로드 줄이기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위니 응은 이 과정에서 '기술을 활용할 것', '창의적으로 접근할 것' 등을 조언하며 성공의 핵심조건은 경영진이 이를 주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기업 가운데에서도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기업 경쟁력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 유한킴벌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업체는 오전 7시~16시, 8시~17시, 9시~18시, 10시~19시로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직장이 앞장서서 높여주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직원들의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생산력 향상, 이직률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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