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전날 미국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하고 외국인이 오랜만에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전강후약의 모습을 보이며 1598.00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기존 주도주가 힘을 못 쓴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8일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여건이지만 향후 추세에 대해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투자전략으로는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접근하고 원·달러 환율 추이와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종목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의 반등이 또다시 좌절되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 지수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부족해 조정국면이 일단락되거나 상승추세 복귀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는 이유 중 하나는 3분기가 향후 수 분기 동안의 실적 정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실적 모멘텀 둔화에 쏠려 있다. 현재 예상되는 분기 실적의 절대치를 보면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 코스피의 4분기 영업이익 지난해 대비 증가율은 37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금융위기로 인한 기저효과를 감안해 2007년 4분기와 비교해도 54%의 증가가 전망된다.
결국 이번 조정은 실적대비 주가수준과 이후 모멘텀의 정도를 파악하면서 적정 주가수준을 찾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격메리트가 높은 종목은 제일기획, 농심, GS건설, 에스원, 현대백화점 등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코스피지수가 이틀 연속 전강후약의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심보다는 경계심이 발동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과 기존 주도주가 급락했는데도 지수가 급락하지 않았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재차 매수에 다선 점도 수급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전강후약의 증시 상황, 기존 주도 종목의 부진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이에 섣불리 방향성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방향성을 염두에 두기 보다는 단기적 시각을 바탕으로 짧게 치고 빠지는 게릴라식 대응을 권한다. 낙폭이 컸더라도 3분기나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종목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공세에 나섰던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대금 증가율은 지난 8월을 고점으로 하락전환했다. 개인매수대금 증가율과 코스피 수익률 간의 높은 상관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시장은 휴식의 빌미를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올 한해 장사가 끝났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조정의 폭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주가 조정은 모멘텀 둔화가 문제이지 밸류에이션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을 고려해도 한국 증시 매력은 부각된다. 현재 한국의 이익모멘텀은 최고인 반면 PER 상승률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과 높은 역상관관계를 보이는 업종과 종목들의 수익률이 양호하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수혜주와 고배당주에 관심을 두자. 하지만 IT와 자동차, 금융업종이 이익모멘텀과 세계 시장 점유율, 수익성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지속적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한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 외풍에 의한 환율의 추가하락 압력이 상존한 상태에서 전날 외국인 매수를 복귀의 신호탄으로 보기 어렵다. 환율하락은 국내 기업이익 모멘텀 둔화로 직결됨은 물론 외국인에게는 덤으로 얻어진 환차익으로 국내 증시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호주의 금리인상 또한 한국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은 이슈다. 오늘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해도 조기 금리인상 후보군이라는 꼬리표는 붙어 다닐 것이다. 이래저래 시장은 당분간 제한적인 접근만 허용될 전망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