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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이 주식을 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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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투자의 구루(guru)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는 사실은 최근 중국 의류업체 다롄그룹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 회사의 옷이 마음에 든다는 워런 버핏의 한 마디에 주가가 고공행진한 것.


회사의 주식을 매입한 것도 아니다. 그저 ‘옷이 참 좋더라’는 버핏의 말에 투자자들은 열광하며 주가를 띄웠다. 과거 코카콜라와 워싱턴포스트처럼 버핏의 호평이 실제 지분 매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투기 섞인 기대가 주가 상승에 한 몫 했다.

투자자들은 버핏의 일거수일투족, 사소한 말 한 마디에도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주시해야 할 부분은 버핏의 ‘사자’보다 ‘팔자’다.


가치투자의 대가 버핏은 한 번 매입한 주식을 좀처럼 팔지 않는다. 자신의 가장 핵심적인 투자 전략에 대해 ‘좋은’ 주식을 매입해 궁극적으로 영원히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장기투자를 중시한다.

버핏의 매도에 관심을 둬야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고팔기를 밥 먹듯이 하는 단타족이 아니라 장기투자를 최우선적인 투자 원칙으로 여기는 그가 팔 때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실수를 했을 때 과감하게 주식을 던져야 한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도 실수를 할 때가 있다. 버크셔 헤서웨이가 오늘날의 외형을 갖추기 전 섬유회사였다.


버핏은 값싸고 풍부한 인력을 갖춘 해외 경쟁사와 겨뤄 이익을 낼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섬유 사업 부문을 정리했다. 버핏이 자신의 오판을 인정하고 사업을 정리하기까지 약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반면 코노코필립에 대한 판단은 빨랐다.


2008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근접했을 때 버핏은 코노코필립의 지분을 대량 사들였다. 하지만 곧 자신의 투자 판단이 틀렸다는 점을 인정하고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더 좋은 종목이 보일 때 가진 주식을 팔아야 한다. 보유한 종목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더 좋은 종목을 발굴하면 아깝다는 생각을 버리고 과감하게 팔 수 있어야 한다.


2008년 4분기 버핏은 존슨앤존슨의 지분을 크게 축소했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깨졌거나 향후 수익성에 대한 전망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찾은 것이 매도의 이유였다.


금융위기가 월가를 강타했을 때 버핏은 골드만삭스에 투자했고, 배당과 자본차익을 합쳐 수십억 달러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스스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에 버거운 종목일 경우 매도해야 한다. 사실 매도라기보다 매수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버핏은 기술주가 대박의 보증수표였던 닷컴버블 당시 IT 종목을 단 한 주도 매입하지 않았다.


더구나 빌 게이츠를 자신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투자가가 기술주를 매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버핏은 자신의 투자 원칙을 꿋꿋하게 지켰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는 구글이 흥미로운 해자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구글의 해자는 자신이 투자에 적용하는 것과 성격이 다르다고 말한다.


코카콜라의 경우 앞으로 50년 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과감한 예측을 할 수 있지만 구글에 대해서는 지금의 해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예측불허라는 얘기다.


버핏이 보여준 것처럼 가진 주식을 팔아야 할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할 점은 버핏의 매도가 손바닥 뒤집기와는 분명 다르다는 사실이다. 버핏은 장고 끝에 주식을 매입한 후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투자가치가 훼손된 사실을 신중하게 판단해 매도 여부를 결정한다.


그리고 여전히 버핏의 보유 원칙은 ‘영원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주식은 매수할 때만큼 매도할 때를 아는 것이 투자 성패의 관건이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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