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조대, 광주대 축제현장 가보니
축제 참여자 눈에 띄게 줄어…행사 운영자 구하기도 힘들어
대학생들,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대학 낭만 '뒷전'
$pos="C";$title="";$txt="24일 전남대 ‘용봉대동풀이 축제’에 참가한 학생들이 요구르트 먹기 게임을 하고 있다.최기남기자 bluesky@";$size="510,340,0";$no="2009092417434309648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다음달 대기업 입사시험을 앞두고 있는 박진명(26·조선대학교 무역학과 4년)씨는 최근 귀가시간이 빨라졌다.
평소 같으면 입사시험 준비를 위해 밤 10시까지 도서관에서 학구열을 불태울 박씨지만 ‘축제’ 때문에 혹여 공부에 방해되지 않을까 서둘러 집 근처 독서실로 발길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젊음의 상징이던 ‘대학 축제’가 사상최악의 취업난에 밀려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24일 광주 지역 대학에 따르면 전남대학교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용봉대동풀이’를, 조선대학교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대동한마당’을, 광주대학교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가을대동제’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축제들은 정작 축제의 주인공들인 대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 예년에 비해 썰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23일 오후 8시께 조선대 축제 현장은 썰렁 그 자체였다.
축제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인 주막도 줄어든 손님탓인지 규모가 크게 줄었으며 있는 주막마저도 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주막에 앉아 술을 마시며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 가운데 4학년 학생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으며 1·2학년 학생들과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앳된 얼굴의 학생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1시간 뒤 전남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전남대 모 학과는 주막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을 두고 선·후배간에 운영권 떠넘기기 경쟁이 펼쳐졌다.
축제때 주막 운영을 책임져 왔던 3·4학년들이 취업 준비를 이유로 주막 운영을 기피, 결국 경험이 없는 1학년들이 메뉴 선정부터 음식 준비, 장사까지 하게 됐다.
이러한 이유로 이들이 준비한 '두부김치'는 말 그대로, 흰 두부에 자르지도 않은 '생'포기김치만 얹은 것으로 손님들로부터 "엉성하기 짝이 없다"는 핀잔을 받기도 했다.
주막 운영의 책임자였던 김모(19·1학년·여)양은 “우리도 내년에는 축제 기간동안 귀에 솜뭉치를 꽂고 도서관에서 열공해야 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지역 대학의 축제 현장이 썰렁한 것은 광주 지역 대학들의 정규직 취업률이 37.7%(10위)로 전국 평균인 39.6%를 밑돌고 있는 현상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취업 고민에 학생들이 마음 편히 축제를 즐길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전남대에서 만난 상인 이병한(62)씨는 “지난 13년 간 매년 전남대 축제때마다 야광봉을 팔아 왔지만 올해처럼 학생들이 없기는 처음이다”며 “대학 시절의 낭만을 잃어버린 채 오직 ‘취업’만을 목표로 달리는 학생들을 볼 때면 저들이 훗날 어떤 추억으로 살아갈 지 씁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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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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