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 기고
$pos="L";$title="";$txt="이춘근 박사";$size="257,316,0";$no="2009090811475721952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얼마전 나로호가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나로호 전체를 실패로 단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국내 첫 발사인 만큼, 나로호는 1단과 2단의 시스템 통합, 단 분리와 위성의 궤도 진입, 발사장 건설, 종합 시험과 데이터 획득 등의 많은 목표들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비록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 있다.
나로호가 진입하는 우주 공간은 지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극한의 세계다. 따라서 이곳에 성공적으로 위성을 진입시키려면 강력한 발사체와 정교한 위성, 첨단 재료, 장거리 통신과 초정밀 제어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통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작은 부품의 실패가 전체 시스템의 실패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여기에 들어가는 수 천, 수 만 개의 부품 모두가 극히 높은 신뢰성을 가져야 한다.
불행한 것은 우주 발사체가 냉전시대에 대량파괴무기 확산 수단으로 발전했고, 작동 시간도 극히 짧다는 점이다. 군사적 의미가 큰 만큼 선진국들은 다른 나라의 우주기술 획득을 억제하고 있다.
발사체를 도입하면서도 사전에 내부를 파악하지 못하면, 역설계를 통해 복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결국 우리 힘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자세로우주기술이라는 극한에 도전해야 한다.
우주강국이 되려면 요소 설비와 기술, 소프트웨어 등에서 확실한 자립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서브시스템들을 조합한 발사체 원형모델을 개발하고 다양한 검증 실험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얻은 경험과 측정 자료들이 많을수록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의 통합이 최적화되고 정교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국가적 지원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IT기술의 발달로 발사체 개발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나로호에도 곳곳에 센서와 카메라들을 설치하고 대용량 데이터들을 전송하는 텔레메트리를 적극 활용했다.
단 한번의 실험으로 이렇게 많은 정보들을 얻는 기술은 우주선진국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귀중한 자산이다. 이런 경험과 정보들을 잘 활용해 앞으로 이어질 두 번째 실험과 KSLV-II 개발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끊임없는 도전이 이어질 미래 첨단과학의 터전이다. 우리 과학자들이 먼 나라 일이었던 우주로의 꿈을 국내에서 실현하는 것처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더 큰 꿈을 품고 뛰어들 공간이기도 하다.
힘차게 솟구치는 나로호를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며 환호했던 우리 어린이들이 새로운 꿈을 품을 수 있도록 시련을 극복하고 우주로 나아가자.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글로벌협력센터 연구위원 cglee@step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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