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9일 우리은행장 재직시절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징계가 직무정지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향후 KB지주 회장 사퇴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금융위원회의 최종 판결에 대해 이미 지나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만큼 그의 입지는 상당히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우선 은행 이사회 중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민은행 이사회에서의 사퇴압력이 관건이다. 회장을 포함해 총 12명으로 구성되는 이사회는 주주총회를 소집해 해임건의안을 상정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은행 이사회가 황 회장과 강정원 국민은행장(지주사 부회장) 인사로 갈라져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전부터 나왔던 만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대형지주회사 회장으로서 감독당국의 신임을 잃은 상황에 KB지주를 이끌고 나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가 나올 게 뻔하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사 CEO가 고객의 신뢰와 임직원들의 신임을 잃으면서 조직이 흔들리고 결국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KB지주도 경영전략 수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황회장 주도로 최근 비즈니스 모델을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증권, 보험사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지주사로서 안정되가고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던 때의 선장의 징계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황 회장이 지주사의 핵심 업무인 금융회사 M&A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기로 재개 된 증권사 등 금융회사 M&A 업무가 이번 중징계 건으로 인해 사실상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황영기 회장이 사퇴압력을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승부사적인 기질이 많은 황 회장이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며 "감독당국은 물론 사외이사 등 내부적인 사퇴 압력을 어떻게 견뎌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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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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