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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가격↑..증시 마냥 반길 순 없다

달러약세는 국내기업 가격경쟁력 약화

상품가격 강세가 증시에 호재일까 악재일까.
증시 전문가들은 초기 단계의 상품가격 강세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달러약세 자체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날 미국의 다우지수가 10개월래 최고치, 나스닥과 S&P500 지수가 각각 1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견조한 흐름을 주도한 것은 상품가격의 강세.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고 금 가격이 장 중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품가격의 급등세가 뚜렷했고, 이것을 수요 회복으로 받아들이면서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호재로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뉴욕증시의 강세 마감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의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중국의 경우 상승세로 장을 출발했지만, 일본증시와 코스피 지수는 나란히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노동절 연휴를 마친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가 동조하지 않는 이유는 상품가격의 강세가 국내증시에는 호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상품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시그널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을 높여 출구전략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경기가 완벽히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도래한다면 이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면서 경기 자체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상품가격의 강세를 이끈 것이 수요 회복이 아니라 달러약세였다는 점.
달러 약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5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경우 국내 수출기업의 환율효과는 약해지고, 이는 기업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국내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IT와 자동차의 경우 달러약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것이 시장에도 어느 정도 작용하면서 상품가격의 강세가 호재로 반영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의 경우 이날은 4.44%의 급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상품가격이 강세를 보인 것은 경기회복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금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인플레 헷지 차원으로 볼 수도 있다"며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만큼 상품가격의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달러 약세를 미국의 경기불안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달러가 위험의 대리변수 역할을 한다고 본다면 위험자산 선호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달러 약세, 혹은 상품가격의 강세가 중립적인 변수로 해석할 수 있는 당분간은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품가격의 강세로 인해 출구전략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금리를 인상하려면 물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고용지표도 같이 고려해야 하는데, 이미 지난 주 미국의 실업률이 26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에서 물가만 오른다고 금리를 섣불리 인상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경기가 회복되면서 상품가격이 자연스러운 상승세를 보이는 측면도 있는 만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상품가격만 오르면 이는 출구전략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지만, 지금은 상품가격이 상승하는 초기 단계인데다 경기회복과 자연스레 맞물려있다"며 "상품가격 강세 흐름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자연스러운 주가 조정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단기 호재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한편 9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63포인트(-0.47%) 내린 1612.06을 기록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9.00원(-0.73%) 하락한 1224.20원을 기록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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