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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매버릭] 남이 버린떡 주어먹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6초

차라고 볼 수도 없을 정도로 한심한 차를 만드는 회사가 세계 굴지의 자동차회사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상전벽해를 거론했을 지 모른다.
일부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통쾌감마저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 타타(Tata)가 재규어-랜드로버의 럭셔리 모델을 23억달러나 쏟아부으며 인수한 대가는 2분기 적자 반전이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촉발되면서 세계경기가 위축되자 한동안 전세계 자동차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려가던 미국 포드와 GM은 먹은 것을 그대로 토해내기 시작했다.
다른 국가의 자동차 회사들은 공룡이 버리는 황금을 싼값에 주어담으며 일류 자동차 회사로의 도약을 위한 레벨업 기회로 삼았다.


하지만 공룡이 버린 것이 황금이 아니라 똥이었다면 하는 생각은 안들었을까. 공룡이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을 주어담으면 마찬가지로 배탈이 나서 토해내거나 배출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던 것일까.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예전처럼 황금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새로운 세상에 맞지 않는 회사로 판명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호의 의심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

닷컴버블이 터지고 서브프라임발 위기가 도래하면서 자본시장이 일대 타격을 받고 자본주의의 근본이 흔들리게 되면 미래 세상은 바뀌게 마련이다.
인간의 삶이라는 게 일순간에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십분 인정한다고 해도 과거의 잣대로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위기 탈출을 위해 하이브리드카를 육성하고 그린산업을 부각시키고 있다. 위기 이전의 산업과는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수준이다.


만일 경기회복이 의도대로 되지 않고, 세상이 글로벌 구제책의 약발을 받지 않게 된다면 예상하지 못한 세계가 펼쳐질 수 있는 일이다.
그 세계는 아마도 쉽게 상상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 최소한 과거 영화를 누렸던 것들이 다시 힘을 쓰는 그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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