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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연임 완만한 출구기조 재확인<토러스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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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을 차기 의장으로 재지명했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버냉키 의장이 과감한 정책을 통해 대공항 이후 최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했다고 치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원 승인 절차가 완료되면 오는 2013년까지 연준을 이끌게 된다.


이번 버냉키의 연임 뉴스는 크게 두가지 의미를 시사한다. 첫째 미국 정책당국이 현재 경기 상황을 여전히 위기 국면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인사 정책은 위기 국면에서는 기존 인물을 고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일종의 불문율이 이번 연준 인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증시 등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 징후가 나타나고 주요 거시 지표 역시 아직 정상적인 성장 경로 진입까지는 아니라도 최악은 지났다는 견해들이 이어지고 있으나 일단 지금 상황을 여전히 금융위기의 연장선에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버냉키가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됐고 후임으로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실명으로 거론될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연임은 그 자체가 당국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 수위를 대변한다.


둘째 인물 리스크에 따른 급격한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제거됐다는 점이다. 통화정책은 그 속성 상기존의 정책 기조가 급격하게 변화할 개연성이 크지 않다. 그러나 경제 수장이 바뀐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부담이다. 버냉키 의장이 그린스펀에 이어 연준 의장으로 취임할 당시 과연 기존 금리인상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느냐 혹은 교수 재임 시절 줄기차게 주장했던 인플레이션 타겟팅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는 점은 아마도 인물 리스크와 관련한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 출구(Exit)는 열렸지만 속도는 ‘안단테 안단테’
지난 8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사실상 출구(Exit) 전략 가동이 본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경제 활동이 안정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economic activity is leveling out)”란 표현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분명하게 우호적인 경기 여건을 평가함으로써 향후 정책 방향을 뚜렷하게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출구 전략의 가동 시점에 대해서는 여운을 남김으로써 급격한 정책 변화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실제로 9월이 유력했던 국채 매입 시한을 10월로 연장하고 기존의 MBS, 공사채 매입계획 일정도 연말까지로 유지해 급박한 일정 진행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의 연임은 이처럼 완만한 출구 전략의 시행이라는 연준의 방침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실제 연준 내부적으로도 성급한 출구 전략으로 인해 더블딥(Double-Dip)이 초래될 경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상당부분 연준이 지게될 것이란 부담이 크다. 특히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 연준의 정책 실수로 경기 상황을 크게 악화시켰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버냉키 의장으로서는 행동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연준 의장 취임 이전 버냉키는 대표적인 대공황 전문가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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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통화정책 역시 방향과 속도의 구분이 필요한 시점
국내 채권시장의 경우 이번 버냉키의 연임 소식은 8월 금통위와 FOMC를 통해 이미 출구 논의의 속도조절 인식이 활성화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의 경우 금통위 이후 극심한 매수 기반 붕괴가 증시의 속도 조절 국면을 통해 해소되는 양상을 보이는 만큼 기존 박스권 흐름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변동성 부담이 상당한 만큼 여전히 추세적 포지션 노출에 대해서는 보수적 관점을 권고하며, 우량 크레딧물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남현 기자 nh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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