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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前대통령국장]北조문단 방문, 남북화해 전기로 이어지나?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한 북한 조문단이 21일 오후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하면서 남북관계가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북한 조문단의 공식 일정은 국회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공식 빈소를 조문하고 이희호 여사 등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것. 하지만 최근 급변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이들의 방문은 단순한 조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따른 미국 여기자 2명 석방,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에 이은 현대아산 억류 직원 석방과 이산가족 상봉 등 5개항 합의 등으로 급속한 해빙무드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북한 당국자가 남한을 방문하는 것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김기남 비서와 부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다. 이때문에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김 위원장의 대남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또한 조문단 방문에 앞서 전날 육로통행 제한.차단, 경의선 철도 운행 중단, 경협협의사무소 폐쇄 등을 담은 이른바 '12.1조치'를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와함께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 조문단의 일정이 1박 2일이라는 점이다. 김 전 대통령의 조문만을 위한 일정이라면 굳이 서울에서 하룻밤을 묵을 이유가 없다. 정부는 북한 조문단의 신변안전 문제를 감안해 빈소 방문 일정 외에 서울 도착 및 귀환, 중간의 다른 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조문단의 정확한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1박 2일의 체류 기간 동안 어떤 식으로든 정부 당국자와 비공개로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관계자와 접촉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 6자회담과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6·15 및 10·4 선언 이행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것. 구체적 시점은 21일 저녁 또는 22일 오전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남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상대방을 방문한 경우 국가원수 예방이 그동안의 관례였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북한 조문단이 청와대를 방문,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한다.


반면, 북한 조문단 방문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구체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오후 북한 조문단과 관련, "쉽게 말하면 사설조문단"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는 정부가 남북 당국간 접촉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는 것. 북한 조문단이 '민간과는 교류하고 정부 당국과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전형적인 '통민봉관(通民封官)' 전술이라는 지적이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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