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결혼한 김경란(가명ㆍ33ㆍ여)씨는 당분간 출산 계획이 없다. 주변에서는 아이 낳기에 꽉 찬 나이라고 하지만 맞벌이 부부로 뾰족한 보육대책도 없고 보육비나 사교육비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신혼 첫날 부부는 내집 마련을 1순위로, 자녀 갖기를 다음 순위로 정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2008년 기준)은 1.19명이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 동안 낳는 자녀의 수를 말한다. 출산율은 1977년(2.99명) 3.0명대가 무너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줄었다.
우리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08년 출생통계 결과'에 나온 수치다.
지난 한 해 동안 태어난 아동은 46만5900여명이다. 10년 전인 1998년에는 63만5000여명이 태어났다. 서울의 경우 10년 전 13만3200여명에서 9만4700여명으로 줄었다. 서울의 출산율은 그나마 낮은 평균에도 못 미치는 1.01명에 불과하다.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보육비와 교육비 부담에서다. 지난해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원이 발표한 '보육ㆍ교육비 부담이 출산 의향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기혼여성 10명 중 8명은 보육ㆍ교육비 부담때문에 아이낳기를 꺼렸다. 전국에 거주하는 25~39세 기혼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전체 응답자의 44%는 보육비가 절반으로 줄면 아이를 더 낳고 싶다고 했다. 비용부담을 줄여 주는게 저출산 문제의 첫번째 해법인 셈이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소득이나 교육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남의 출산율이 가장 낮은 것을 보면 씀씀이에 따라 다르게 영향이 미치는 것 같다.
서울시 각 자치구들은 얼마 전 출산장려금 지원책을 앞다퉈 발표했다. 하지만 여섯째를 낳으면 3000만원을 준다든지 하는 생뚱맞은 것이 대부분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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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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