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대선거구제 난색'에 민주 '통합의 정치 위해 필요'
여야 정치권은 선거제도 개편 제안과 관련해 큰 틀에선 찬성하면서도, 세부적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속출해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2014년까지 행정체제 개편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여전하다.
한나라당은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많은 선거구제 개편은 논의에서 배제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 제도 도입 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민주당은 행정구역 개편과 맞물려 중대 선거구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구에서 최다 득표자 한 명만 뽑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2~5명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는 선거구제 개편은 지역구 의원들의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로 논의가 쉽지 않다.
한나라당이 난색을 표하는 이유지만 지역구도를 깨자는 주장에 드러내놓고 반대의사를 밝히기도 어렵다.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 위원장인 허태열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7일 라디오방송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통령이 제안한 선거제도 개편 안에는 여성 참여문제와 지역구 문제 등 너무 많은 의제가 포함돼 있어 선거제도는 중대선거구제 문제로 접근해선 안된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 제도 역시 지역구도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우선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 거론된다.
이 제도는 전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눈 뒤 해당 지역의 정당 득표율에 맞춰 비례대표 의원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석패율 제도는 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로 동시에 등록하도록 허용하고 중복 출마자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뽑는 방식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축사는 당의 유불리를 떠나 국가 전체의 발전을 수용해야 한다는 천명"이라며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윤근 원내수석 부대표는 18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당의 유불리를 가지고 선거제 개편에 임하면 더 이상 논의가 어려워진다"며 "행정구역 개편은 지난 17대 국회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2014년 행정체제 개편과 맞물려 통합의 정치를 위해선 중대선거구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선진당은 "대통령의 선거제도 개혁이 비례대표 제도에 권역별 비례대표나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라면 큰 지역에 기반을 둔 양 정당에만 유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 당의 이해관계와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따른 정국 경색이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선거구제 개편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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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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