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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멋진 CEO! 당신은 국화(菊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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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여름도 가고 있습니다. 며칠만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 것입니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으로 다가오는 가을을 보내시렵니까. 감히 조언하건대 올 가을엔 당신이 속한 조 직의 문화를 바꿔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Show’를 만든 마케팅 전문가 조서환 KT 전무는 “7% 성장하는 건 어렵지만 700% 성장하는 건 생각보다 쉽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조직원의 가슴에 불을 질러 생각을 확 바꾸는 것”을 방법론으로 제시합니다. 조직원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것, 이것이 바로 기업 내지는 조직 문화입니다.

당장 힘드니까 외면하고 있지만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기업문화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힘든데 무슨 기업문화냐’고 항변했다간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 만족하는 기업에는 할 말이 없지만 그 기업은 그 순간부터 더 이상 치고 올라갈 수 없으며 내려갈 길만 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문화를 바꾼다는 건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책으로 직원들을 유식하게 만들고, 웃으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고독한 직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이런 것들이 다 기업문화를 바꾸는 요인들입니다.

그러나 기업문화를 바꾸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통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다해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통도 하향식 소통보다는 상향식 소통을 해야 합니다. 지금 많은 경영자들이 사내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하향식 소통을 하는 걸로 알고 있으나 그것은 ‘반쪽의 시도’에 불과합니다.


1971년 설립해 지금까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있습니다. 이 항공사가 순항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은 소통입니다. 모든 직원들이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CEO에게 직접 이메일을 씁니다. 그러면 CEO는 성심을 다해 답변을 하고 이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집니다. 임직원들끼리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한 것이 이 항공사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이었던 것이지요.


얼마 전 모 신문에 SK 12개 계열사 CEO들이 ‘익명 대화방’을 운영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회의록을 모두 공개하고 직원들로부터 평가를 받기도 하고 회사의 고민거리를 상담받기도 한답니다. 그렇습니다. 기업문화를 성숙하게 만드는데 대화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회사는 십중팔구 기업문화가 없거나 기업문화를 잘못된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회사입니다.


올 가을엔 대화를 나누십시오. 그러면서 삶의 철학을, 경영관을, 심지어 마음까지 주고받으십시오. 한통의 메일로 부하직원들 마음속 고독을 건드리는 그런 멋진 CEO가 돼 보십시오.


꽃들 중에서 신이 제일 나중에 만든 것이 국화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국화가 식물 중에 가장 진화된 모습을 띠고 있다고 합니다. 국화는 어느 상황에서든 품격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때론 도도한 여자처럼 차가운 모습이지만 그 꽃내음은 마음속까지 젖어듭니다. 며칠 지나면 국화가 만발하겠지요. 올 가을, 한송이 국화로 피어나지 않겠습니까.

이코노믹리뷰 강혁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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