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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장이라고? '정크 랠리'야

시계아이콘00분 58초 소요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증시가 강한 상승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호재에 상승 화답하는 것은 물론이고 악재가 많은 날도 올라야 할 핑계거리를 애써 찾아가며 오르는 형국이다. 과연 건강하고 단단한 상승일까.


월가의 애널리스트 사이에 최근 주가 상승이 '정크 랠리'라는 평가가 고개를 들었다. 그들이 근거로 내세운 것은 이른바 'Z 스코어'다. 이는 뉴욕대학의 파산 리스크 예측 전문가인 에드워드 알트만이 개발한 것으로, 회계 수치들을 토대로 기업 파산 리스크를 측정하는 지표다. Z 스코어가 낮을수록 파산 위험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S&P500 기업을 Z 스코어에 따라 1위부터 5위 그룹으로 나눈 후 월가가 연중 저점을 찍었던 3월9일과 6월말 이후의 평균 수익률을 집계하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 파산 리스크가 가장 낮은 그룹은 두 개 구간의 수익률이 각각 9%, 50%인데 반해 리스크가 가장 높은 그룹은 각각 15% 104%의 수익률을 올린 것. 같은 기간 S&P500의 상승률은 각각 8%, 47%였다. 파산 리스크가 높은 기업이 더 강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Z 스코어가 낮은 기업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친 것은 금융위기로 인한 증시 급락에 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도 일정 부분 원인이 된다. 하지만 GMO 그룹의 가치투자가 제러미 그랜담은 이들 종목의 반등이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속 가능한 경제 회복이라는 다분히 비현실적인 기대를 토대로 과도한 랠리를 펼쳤다는 얘기다.


펀더멘털이 취약한 기업이 주도한 증시 랠리는 그만큼 더 위험하고 불안하다는 것이 이번 강세장을 우려하는 투자가들의 주장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전제에 변화가 생길 경우 오른 만큼 가파르게 떨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고 보다 이성적인 판단에 나서는 시점이면 시장 평균수익률을 앞지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종목이 증시 하락을 주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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