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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용카드 확산 부작용 우려"[로이터]

중국 베이징에서 은퇴해 살고 있는 위안씨는 29살짜리 아들의 헤픈 씀씀이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참다못한 그는 결국 아들 명의의 신용카드 7장을 싹둑 잘라버렸다.
그는 아들의 연체금을 대신 갚기 위해 그동안 은퇴자금으로 모아놨던 돈을 꺼냈지만 연체금 20만위안(약 3600만원)의 반밖에 되지 못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신용카드 사용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나타난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


14일 로이터통신은 중국 중산층을 중심으로 신용카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내수진작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부추기는 중국 정부의 정책 부작용 또한 우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10여년전 신용카드가 양산한 버블이 꺼지면서 개인파산 등이 사회문제화된 바 있듯 중국에서도 이런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이 신용카드 업무를 확장하면서 이에 따른 카드대금 연체도 증가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올해 1분기 지불결산상황 보고'를 보면 지난 1ㆍ4분기 1억5047만장의 신용카드가 발급돼 전년동기대비 43.7% 늘었다.
사용금액은 1조350억위안(약 187조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로 따지면 발급 카드 가운데 절대적으로 많은 직불카드보다 2.5배 높다.


올해 상반기 현재 60일 이상 연체된 신용카드 대금은 49억7000만위안(약 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3.1% 늘어나는 등 신용카드 발행 증가와 함께 부실도 덩달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 신용카드 부실률이 올라가자 지난달 금융당국은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금지하기로 했다.
은행감독위원회는 "고정수입이 없는 미성년자들이 마음대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다 불량채무가 급증했다"고 밝히고 금융기관이 만 18세 미만에게는 신용카드를 일체 발급하지 못하도록 했고 만 18세의 경우 반드시 부모의 서면동의를 받아야만 지급하도록 했다.


지난 2002년 저우샹(招商)은행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처음 학생 신용카드를 발급했으며 이후 여러 은행이 학교를 상대로 판촉행위를 벌여왔다.
학생들의 신용카드 관리부실로 연체 등이 늘어나자 저우샹은행ㆍ중신(中信)은행 등은 학생 신용카드 발급을 중단했고 다른 은행들도 발급기준을 강화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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