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키로 결정, 시중에 공격적인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했다.
이날 미 연준(Fed)는 경기낙관론과 신중론이 적절히 혼재된 ‘영리한’ 성명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낙관적인 경기 판단과 함께 양적완화를 종료함으로써 침체 탈출에 대한 기대를 높인 동시에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해 경기 회복의 '어린 싹'을 자를 수 있다는 불안감을 씻어낸 것.
◆ 위축 둔화→안정화 = 두 달 전 FOMC가 경제상황을 ‘위축(contraction) 속도 둔화’라고 표현한 것과 달리 이번 성명에서는 경제 활동이 ‘안정화되고 있다(leveling out)’는 표현이 등장했다. 심각한 경기침체가 이미 끝났거나 곧 끝날 것이라는 연준의 현실 인식을 담은 부분이다.
이같이 낙관적인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저 수준(0~0.25%)으로 동결된 금리에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반해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낮아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것. 미국이 이번 분기 3% 성장을 달성한다고 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FOMC 역시 “가계지출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위축된 상태고 실업률 또한 내년까지 고공행진을 벌일 것”이라며 예외적으로 낮은 금리 수준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에 관해서도 "한동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채 매입 속도조절 = 9월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3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하지 않는 한편 종료 시한을 연장해 매입 속도를 늦추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연준은 “시장의 순조로운 전환기 이행을 위해 국채 매입 속도를 점차 늦추기로 했으며 할당한 금액이 10월 말까지 모두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자신감과 신중한 태도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먼저 규모를 늘리지 않은 것은 경제가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는 만큼 자생적인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또 10월 말이라는 정확한 시기를 언급하면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효과도 얻었다. 성명에서 연준은 증시와 신용시장이 지난 몇 달간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반면 매입기간을 연장했다는 점은 그만큼 시간을 두고 시장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만약 경제상황이 악화될 경우 매입 규모를 늘릴 수 있고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으면 이를 축소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것. MFR의 조슈아 샤피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경제상황이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연준은 기꺼이 국채매입을 중단하고 시장이 스스로 정상화되도록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일단 지켜보자(wait and see)'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극도로 신중하게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있는데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