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오던 전기자동차가 이제 정말 우리 곁에 한층 가까이 다가온 모습입니다. 휘발유 1ℓ로 100km를 갈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나온다는 소식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증시에서는 즉시 수혜주 찾기에 나서는 모습이네요.
지난 11일 미국 GM(General Motors)은 내년 말쯤 시판 예정인 전기차 시보레 볼트가 휘발유 1ℓ로 약 100km를 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기와 휘발유를 동시에 이용하는 하이브리드카는 그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해온 만큼 어쩌면 큰 뉴스가 아닐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획기적인 사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대부분 휘발유를 주동력으로 엔진을 돌려 주행하다가 전기를 이용한 모터를 보조동력으로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GM의 시보레 볼트는 이 개념을 거꾸로 뒤집었습니다. 전기를 이용해 모터로 주행을 하고 휘발유를 보조동력으로 엔진을 돌린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친환경 자동차에 가까워 지는 셈입니다.
물론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나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등 자원을 사용해야 합니다. 때문에 완벽한 전기차라고 해서 100% 친환경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태양열이나 풍력, 수소 등을 이용한 전기 생산이 점점 효율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는 친환경 발전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일까요? 바로 배터리입니다. 배터리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충전에 대한 노하우도 축적돼야 합니다. 물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지속성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러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가 더욱 확대된다면 어떤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까요? 당연히 배터리 관련 업체가 가장 이슈가 됩니다. 우리 증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LG화학, 삼성SDI 등이 있네요.
LG화학은 미국 GM, 뷰익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얼마전 체결했습니다. GM의 시보레 볼트, SUV 등에 LG화학의 배터리가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LG화학은 1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세워 이미 충북 오창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어 미국에서도 미국 정부의 지원과 함께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해외 유수 업체들보다도 한 발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흐름에 주가도 화답하고 있습니다.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올 초 6만~7만원대였던 주가는 벌써 17만원을 넘어섰네요. 20% 정도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도 26%대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국내 증권사는 물론, 해외 증권사와 기관들의 러브콜도 이어지는 중입니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LG화학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는 등 미국에서도 자용차용 주요 배터리 공급업체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배터리 시장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SDI도 독일 BMW와 배터리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배터리 강자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시 지난해 연말 5만원대에 그쳤던 주가가 최근 12만원대까지 오르는 등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네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오는 2015년 10조원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LG화학의 목표가 2조원, 세계 시장 점유율 20%입니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 자동차는 전기로 가게 됩니다. 몇년 뒤면 하이브리드카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도로를 누비게 될 것입니다. 넉넉한 여유 자금이 있다면 한 번 중장기적으로 투자해볼만한 테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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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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