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통과과정에서 적지 않은 내상을 입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향후 행보가 관심꺼리다.
미디어법 통과 이후 8월 정치 하한기를 맞아 칩거에 들어간 박 전 대표는 본연의 침묵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나 당내외 상황이 만만치 않다.
한 친박계 의원은 5일 "미디어법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원칙에 대해 재차 강조한 것이 아니냐, 그것을 두고 정치적인 해석이 너무 분분했던 것"이라고 말했지만 친박내부에서조차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던 것이 사실이다.
멀게는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반대에서부터 진행된 일련의 소신발언이 일관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과 함께 친박계 내부에서도 소통부재였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것.
차기 대선 지지율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던 모습에서 크게 후퇴한 모습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보수층이 미디어법 통과전후 과정에서 박 전 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은 것이 뼈아팠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차라리 한나라당을 탈당하다"고 일갈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간 숨을 죽이던 당내 친이계도 박 전 대표의 행보에 직간접적인 비난을 거듭하는 등 내우외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일단 박 전대표와 친박은 이런 당내외 비난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10월 재보선 양산 출마가 확실시되는 박희태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더라도 사실상 9월 조기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당내 현안에 대해서도 크게 왈가왈부할게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박희태 대표가 출마하면 영남권에서 영향력이 절대적인 박근혜 전 대표의 도움이 절실해 향후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당 대표직을 계승하더라도 당내 지지기반 확장에 바쁜 정 최고가 계파갈등을 일으킬 여력은 없다는 것으로, 휴가를 얻어 경남 남해로 내려간 박 대표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청와대 정례회동뒤에 향후 거취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장 지난 3일 시작돼 올 연말까지 진행되는 한나라당의 당헌·당규 개정작업을 두고 계파간 신경전이 불가피하다.
이미 정치 복귀를 본격화한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진영과 전당대회와 재보선 및 지방선거공천방식 등에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침묵 행보를 이어가는 박 전 대표지만, 계파 이해가 걸린 민감한 현안이 불거지면 본격 정치 행보가 한 박자 더 빨라질 수 있지 않겠냐는 것.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내 당헌당규 작업과 쇄신론속에서 내년 지방선거로 예상되던 박 전 대표의 본격 정치 행보가 10월 재보선으로 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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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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