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르 랄 국장 "내년까진 현재의 재정정책 기조 유지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0%, 내년 2.5%로 수정했다.
앞서 IMF는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4.0%, 내년 1.5%를 1%포인트씩 상향 조정한 수치다.
수비르 랄 IMF 아시아·태평양국 한국담당과장은 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IMF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 속에 전례 없는 규모의 자본 유출과 수출 수요 둔화를 겪었던 한국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면서 “한국 경제는 바닥을 쳤고 유동성 위기와 신용경색을 현명하게 피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랄 국장은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크게 조정될 수 있었던 건 정부 당국의 포괄적이고 신속한 재정정책, 통화정책, 그리고 금융정책 덕택이었다”면서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재정확대 정책이 굉장한 효과를 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회복은 굉장히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이는 수출과 한국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수시장도 가계와 중소기업 부분에서 상당한 규모의 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회복에 어느 정도 제약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의 전체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선 2분기 국내총생산(GDP) 결과가 나온 후 다시 반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랄 국장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의 재정정책 효과를 바탕으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유가 상승과 금융불안의 재연 가능성 등 하방 위험 요인도 있다”며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한 만큼 내년(2010년)까진 현재의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우리 정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정부는 내년에도 재정지출을 충분히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도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한국 정부는) 통화정책 또한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현재의 기조를 경제가 자생적 회복과 내수 진작을 이룰 때까진 유지해야 한다는 게 IMF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내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 “굉장히 건전한 상태고, 은행권의 자기자본비율 또한 충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이 시점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관심이 높아졌단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정건전성 확보 문제와 관련해선 “내수 진작으로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 중장기적으로 재정을 건전화해야 한다”면서 “현재 한국 정부는 재정건전화란 목표를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랄 국장은 “지금은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좋은 시기다”며 “한국 경제는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서비스를 포함해서 내수시장에서 어떻게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제조와 수출에서 눈을 돌려 이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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