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150,220,0";$no="2009070109235996946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비정규직법의 여야 결렬은 우리 정치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여야 정치권은 비정규직법에 대해 초등학생 방학숙제 하는 것 마냥 두 손 놓고 있다가 막판 1주일 반짝 타협에 나섰지만, 일찌감치 합의가 요원해 보였다.
한나라당은 경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법이 시행되면 100만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실업자가 된다며 야당과 노동계를 압박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법 적용을 늦추면 비정규직 근로자를 고착시킬 뿐이라며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합의할 의지가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그리곤 모두 "네탓이다"며 비난과 책임전가에 급급한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회법안인 비정규직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여야 정치력은 빈곤을 넘어 실종 단계이다. 5인 연석회의의 회의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귀를 막고 자기 주장만 펴는 모습으로만 일관했다.
"할만큼 했다"며 직권상정을 요구한 한나라당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의 프레임에 갇혀 정치적인 중재안을 외면한 민주당도 이점에서는 별반 다를바가 없다.
서민을 위한다는 게 유일한 한 목소리였지만 결국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며 정작 서민들을 정쟁의 볼모로 삼았다.
정치권이 다른 어떤 법안보다도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비정규직법안 처리도 이 모양인데, 미디어법 이라는 6월 국회 시한폭탄을 두고 진지한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국민들은 이제 없다.
여야 정치권은 비정규직법 처리 과정을 통해 미디어법 강행 처리와 결사저지의 명분 쌓기를 시도한 것이라면 이제 이런 얄팍한 계산법으로는 국민이 속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협상과 타협이 무너진 정치는 더 이상 정치가 아니다. 그들이 책임공방으로 쌓아 올리는 명분은 쟁점법안 공방의 교두보가 아니라 정치권 동반 추락의 지름길일 뿐이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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