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차 세계유산정부간위원회 최종 결정…목록 삭제 최초 유산 ‘불명예’
우리나라 ‘조선왕릉’ 40기 모두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것과 달리 독일 ‘드레스덴 엘베계곡’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서 삭제돼 눈길을 끈다.
제33차 세계유산정부간위원회가 최종 결정한 것으로 독일은 등재목록에서 삭제된 세계최초의 유산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2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6월22일~30일)가 지난 25일(목)에 있은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이하 위험유산)에 대한 검토에서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계곡’을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키로 결정했다.
2004년 세계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드레스덴 엘베계곡은 2006년 엘베강의 현대적 다리 건설 등을 이유로 위험유산에 올랐다.
또 지난 4년간의 보존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으나 다리건설이 강행돼 위험에 놓인 유산 중 위원회 결정을 통해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된 최초의 유산이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독일 정부는 올 4월 다리건설이 환경보호를 해치지 않음을 드레스덴행정법원이 결정한 바 있고(항소심 진행 중) 자국의 세계유산보호를 위해 기금을 만들고 있는 점과 추가 대안마련 시간이 필요한 점을 들어 세계유산목록 삭제를 늦춰주도록 주장했으나 허사였다.
그러나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 4년간 독일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충분한 시간적 고려를 했고 세계유산으로 될 수 있었던 뛰어난 보편적 가치가 엘베강변을 따라 조성된 19세기 낭만주의건축의 경관에 있으므로 다리건설을 통해 이 유산의 보편적 가치가 완전 바뀌는 점을 근거로 세계유산삭제를 결정했다.
이 유산의 세계 유산 삭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세계유산위원회는 ‘독일정부에게 조금 더 해결할 시간을 주자’는 의견과 ‘세계유산협약의 본래 취지를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오랜 시간의 논의 끝에도 위원국간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고 결국 비밀투표를 통해 삭제가 최종 결정됐다.
위원회는 독일 정부가 드레스덴의 바뀐 가치를 담아 새로 세계유산으로 다시 등재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1972년 세계유산보호협약 탄생 이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던 유산이 위험유산목록 등재에 이어 세계유산목록에서 삭제되는 최초 사례다”면서 “이 유산에 대한 논의는 세계유산협약의 새 방향을 제시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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