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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도요타 노사관계의 세가지 비결은..."


츠츠미 공장, 노사간 신뢰 바탕 최선의 생산성 유지
프리우스 생산 핵심기지


"Mutual trust(상호 신뢰)와 노사간 Communication(대화), Respect(존중)야말로 도요타의 노사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세 가지 비결입니다. 신뢰야말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힘이 됩니다."

미시노부 스가타(Michinobu Sugata) 도요타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부사장의 말에는 확신과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22일 방문한 도요타市 츠츠미(Tsutsumi) 공장은 이들의 자신감을 뒷받침할 만한 생산력을 보여줬다. 미국 빅3가 몰락한 지금 정상 등극을 노리는 도요타의 자존심은 츠츠미 공장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프리우스 혼류생산, 생산성 극대화한 친환 경 공장=두 개 생산라인에서 총 7종(프리우스, 캠리, 아리온, 프레미오 등)의 차량을 1분에 두 대 꼴로 생산해 내는 츠츠미 공장은 올해로 가동 40주년을 맞은 오래된 공장이었다. 그러나 공장 외관에서는 전혀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삼각형 공장 지붕만이 역사를 짐작케 할 뿐 공장 외벽은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세척되는 광촉매 도장으로 여전히 새 것 같았다. 지붕에는 테니스코트 60개 넓이의 태양열 집광판이 설치돼 츠츠미 3공장은 이 태양에너지로 필요한 전기를 모두 확보한다.

생산 라인에 들어서자 한 여름과 같은 열기 속에서도 총 2050개 부품을 조립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은 정연했다. 현장 직원들이 '라꾸라꾸 체어'라 부르는 작업용 의자는 물론 자석을 이용해서 볼트와 너트를 잡기 가장 쉬운 상태로 두는 사소하지만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노하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히데노리 나가이(Hidenori Nagai) 츠츠미 공장 총괄 매니저는 탁월한 조립 시간에 감탄하는 일행에게 "츠츠미 공장과 같이 아이치현에 위치한 타하라 공장(렉서스 생산라인)에는 도요타의 기술 장인을 뜻하는 '타쿠미'들이 더 많이 일하고 있어 츠츠미 공장보다 생산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에서만 1만6000대 가량이 판매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프리우스인만큼 생산라인의 대부분을 프리우스가 차지하고 있었다. 1~2 공장에 프리우스를 혼류 투입해 생산량을 극대화했다. 근무 강도가 상당했다. 오전 근무조는 점심시간 이전에 5분, 10분 두 차례 휴식이 전부. 오후에는 10분씩 두 차례 쉰다. 쉬지 않을때는 콘베이어벨트를 통해 쉼없이 밀려오는 자동차에 나사를 조이고 부품을 탑재한다. 하나같이 이마에 구슬땀을 송글송글 달고 업무에 임하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강한 노동강도에 대해 노조의 불만이 없는지 묻자 스가타 수석 부사장은 "노동 강도나 직원들에 대한 처우 문제는 노조와 회사가 수시로 상의해 결정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불만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회사 입장에서는 구조조정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지만 노조는 회사가 구조조정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며 "노사간 양보는 당장은 서로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회사의 이익으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경영진 교체로 제 2도약, 프리우스가 선봉=도요타는 올 하반기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와 역시 캠리 하이브리드, 캠리 가솔린, SUV인 Rav4 등을 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스가타 부사장은 "연간 1500대의 프리우스를 포함해 총 1만2000대의 도요타 자동차를 한국서 판매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수입차 연간 판매가 6만여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20% 가량을 잠식하겠다는 것. 업계는 판매가격에 따라 이 이상의 판매고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도요타 재 도약의 선봉은 프리우스다. 도요타는 지난 5월 일본과 미국에 3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말까지 아시아 지역에, 최종적으로는 80개국에 프리우스를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는 30만~40만대다.

23일 열린 주총에서 창업주 가문 출신으로는 14년만에 새로이 그룹의 사령탑에 오른 도요타 아키오 신임사장(52)이 어떤 경영전략을 펼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과잉설비에 대한 구조조정과 친환경차 개발 가속을 과제로 지적받고 있는 신임 사장은 이미 취임 전에 그룹 내에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화두를 던졌다.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기하겠다는 의지다.

스가타 부사장은 "지난해 그 어느때보다 도요타가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새 사장이 기본을 언급하고 나서는 것은 확장 속에서 갈피를 못잡던 것들에 대해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라며 "아시아지역 공략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일본)=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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