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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보이스피싱 '함정'에 빠진 우본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가 최근 보이스피싱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나대로식' 행태로 일관해 '치적쌓기' 논란을 빚고 있다.

우본은 최근 전국 3700여개의 우체국을 통해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언하는 등 나름대로 범죄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남궁민 본부장이 지난 4월 취임하면서 보이스피싱 근절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훨훨 날고 있어 우본의 이같은 캠페인성 계도로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국내에서의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이미 심각한수준이다.

지난 2007년 434억원에서 지난해들어 875억원으로 피해액이 두배 가까이 껑충 뛰었고, 올 1분기에만 벌써 206억원으로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사기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면서 각 기관간 공조체제 구축이 당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서 우본이 '보이스피싱 해결사'라는 허명에 집착해 공조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우본은 지방경찰청과는 손잡고 보이스피싱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콘트롤타워라할 수 있는 서울경찰청과는 양해각서(MOU)체결을 미루며 '독자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국정원과 공동으로 홍보영상을 만드는 등 전시행정에만 집착한다는 지적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우본의 이같은 행태를 놓고 공기관의 '전형적인 치적쌓기'가 아니냐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남궁민 본부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임기동안 보이스피싱만큼은 반드시 척결하겠다"면서도 "때가 되면 서울경찰청청과도 MOU를 체결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우체국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이스피싱과의 전면전때문에 상당수 직원을 캠페인에 동원하는 등 전근대적인 방식을 답습하고 있어 고충이 크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첨단 통신수단을 이용한 금융사기다. 우본은 실질적인 범죄예방과 범인검거를 위해 서울경찰청은 물론 금융감독기관·통신업체·금융사들과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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