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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과 버냉키의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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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수장을 맡으며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과 후임인 벤 버냉키 의장이 서로 상반되는 '수수께끼'에 걸려들었다.



경기 과열을 식히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워야 했던 그린스펀은 지난 2004년 6월부터 2005년 8월 사이 연방기금 금리를 9차례 인상했다. FRB가 기준금리를 1.0%에서 3.50%까지 인상했지만 그 사이 장기 금리는 4.7% 대에서 3.90% 선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단기 금리의 연이은 인상에도 장기 금리가 하락한 것이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였다.



노장도 풀지 못했던 장단기 금리 엇박자 문제에 대해 시장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채권시장이 과열이라는 지적부터 경기 침체 예고, FRB의 인플레이션 통제에 대한 신뢰 저하 등 갖가지 해석이 제시됐지만 또 다른 의문을 낳았을 뿐이었다.



2009년 '버냉키의 수수께끼'는 당시와 정확히 상반된다. 싸늘하게 식어가는 경기를 살리고 모기지 이자 비용을 낮춰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부동산 시장 침체를 해소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버냉키가 빼든 카드는 금리 인하. 그는 연방기금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월 이후 오름세가 두드러졌고, 3%를 넘어 4%를 넘보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잠잠하던 2년물 수익률마저 급등하자 투자가들 사이에 '버냉키 수수께끼'가 회자되기 시작한 것.



경기 전망이 향상되면서 국채의 투자 매력이 떨어진데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가 국채 금리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버냉키를 포함한 FRB의 해석이다. 따라서 채권 매입을 더 늘릴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뉴욕 연준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시장 금리는 일정 수준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는 투자자들의 경기 전망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시장의 표정은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FRB가 금리를 올릴 수도, 떨어뜨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우려다.



세이지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파트너인 마크 맥퀸 "FRB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말려들었다"고 말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양적완화가 필요하지만 장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 수 조 달러의 자금을 쏟아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나설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는 "누구도 양적완화를 타당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FRB가 처한 상황은 말 그대로 사면초과"라고 지적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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