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반복되는 필수약 공급거부…이번엔 혈우병약

제약사와 정부가 약값을 정하지 못해 시간을 끄는 동안,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약제들이 제 때 공급되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환자들은 "양측이 환자 입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나 제약사 모두 '약값'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이어서 근본 해결책 마련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7일 혈우병 환우회 한국코헴회에 따르면 혈우병치료제 '노보세븐'이 20일 째 공급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2월 노보노디스크란 덴마크 제약사가 노보세븐의 약값이 너무 싸다며 정부에 약가조정을 신청했지만 양측 의견차가 너무 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는 동안 한국 내 유통잔량이 모두 소진되면서 5월 19일부터 공급이 중단됐다. 정부와 제약사측의 최종 협상시한은 8일이다.


코헴회측은 "최근 대전에서 혈우병을 앓고 있는 생후 7개월 된 유아가 지혈이 되지 않아 목숨을 잃을 뻔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노보세븐 외에도 타사의 약물이 판매중이지만, 노보세븐 외 다른 대체약물이 없는 환자도 30명에 이른다.


약값을 올리려는 제약사와 최대한 깎으려는 정부의 줄다리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같은 공급차질은 에이즈치료제 '푸제온' 사례 때도 가시화 된 바 있다.


이 약을 공급하는 스위스계 제약사 한국로슈는 정부가 제시한 약값이 지나치게 싸다며 아예 한국 내 판매를 거부했다. 정부도 제약사가 원하는 가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맞서 5년 동안 '약이 있어도 치료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에 약공급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한국로슈의 특허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지난 2월 회사측은 낮은 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무상공급프로그램이란 방법을 택해 5년만에 약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언제든 중단이 가능한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시민단체들은 주장한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측은 "생명을 담보로 이윤추구에 집착하는 제약사도 문제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지 않는 정부의 의지 부족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