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GM이 파산하게 되다면 이는 미국 역사상 4번째로 큰 규모의 기업이 파산하는 것입니다.
GM의 미래를 두고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많은 국가들이 이해득실을 따지기 바쁩니다.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관련 주식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GM대우와 관련주
무엇보다 GM대우 처리 문제가 발등의 불입니다.
일단 GM대우가 ‘뉴GM’에 편입돼 고비는 넘겼습니다. GM의 유일한 아시아태평양 생산 기지인데다 8개 제품 아키텍쳐 개발본부 가운데 하나인 소형차 개발본부로 지정돼 있는 만큼 앞으로 '뉴GM' 내 위상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GM대우도 조만간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GM대우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1만6520대, 해외시장에서 178만대(CKD 표함)를 각각 판매했습니다. 해외 시장은 당연히 GM 브랜드를 달고 수출됐습니다. GM 파산으로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떨아진 상황이라 GM대우의 수출물량 역시 급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GM대우는 판매 감소 및 수출 감소로 올 들어 전 공장의 주간 조업일수가 평균 3일에 불과합니다. 뉴GM에 편입됐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인 셈이죠.
S&T대우 동양기전 등 GM대우 협력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GM대우의 생산량 감소가 곧바로 납품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최대 협력업체인 S&T대우는 GM대우를 상대로 매월 330억~350억원 가량 매출을 올렸습니다.
GM대우의 국내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대우차판매도 동변상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기아차
GM의 파산보호 신청은 현대·기아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기회와 위협 요인이 공존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위협 요인부터 따져볼까요? 우선 GM 파산보호 신청으로 소비 심리 둔화가 걱정됩니다. 소형차 부문 경쟁도 심화될 전망입니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뉴 GM의 경쟁력 회복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GM,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해 분명한 사실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브랜드 위상 추락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은 현대·기아차에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 점유율 개선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장의 위협요인보다는 중장기 기회에 초점 맞출 것을 조언합니다.
이기정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은 중소형 모델 중심의 완성차업체로, 과거 5년동안 품질 개선에 주력해왔다"며 "GM파산이 당장의 손익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투자판단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GM 파산 신청으로 실업률 증가 및 부품업체 연쇄 도산→금융권 부실→할부금융 시장 추가 위축→자동차 판매 감소로 단기 센티먼트 악화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에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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