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신아시아 외교'의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6월 1~2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이날 한-아세안 CEO 서밋에 참석,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사실상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일정에 공식 돌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아세안 CEO 서밋에 참석한 데 이어 한-태국 정상회담, 아세안 사무총장 접견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저녁에는 한-아세안 오케스트라 창립공연에 참석한다.
이어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아세안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1일 특별정상회의 1세션, 2일 특별정상회의 2세션을 주재할 예정이다. 또한 2일 회의 종료 후에는 공동성명 서명식 및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1세션에서는 한-아세안 협력관계 평가 및 정치·안보, 경제·개발협력, 사회·문화에서의 발전방향 등이 논의된다. 2세션에서는 금융위기, 에너지안보, 기후변화 등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설명하고 한-아세안간의 녹색협력 강화 의지도 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세안 10개국과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 실질협력 방안과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를 맞은 이 대통령의 심정을 각별하다. 국내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북한은 2차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또다시 추가 도발을 위협하는 등 한반도 주변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내우외환의 처지에 놓여있는 셈.
이 때문에 청와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북핵 사태라는 메가톤급 이슈에 묻혀 의미가 축소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1989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것으로 그 의미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신(新)아시아 외교' 추진의 분기점으로 삼고 한-아세안 협력관계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이는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한-아세안 국가들이 교역과 투자를 넘어 21세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준비하고 기후변화, 금융위기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응하는 미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제주=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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