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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살아있는 권력 수사도 '盧처럼'?

검찰이 임채진 총장의 사표 제출과 법무부 반려라는 일련의 상황 속에서 내부 정비를 갖추고 한 숨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예정된 오는 29일 이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6월 중순께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국민의 시선은 이제 검찰이 과잉수사, 표적수사 논란을 일으켰던 노 전 대통령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권력에도 '성역 없는 수사'를 펼칠 수 있느냐에 고정돼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재개했던 지난 3월 이후 수사 과정에서 현 정권 핵심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시작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대운하 전도사'로 알려진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이었다.

추 전 비서관은 지난 3월21일 긴급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지난 4월10일 구속기소됐다.

검찰이 추 전 비서관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국세청 고위 관계자와 여당 핵심 의원 등에게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로 이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중진인 정두언 의원의 이름이 제기됐다.

이 의원과 정 의원은 언론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으며, 검찰도 사실상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추 전 비서관이 청탁을 위해 이 의원 등에게 접촉한 사실은 있지만 거절당했기 때문에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 전 비서관이 지난해 9월17일∼10월23일 보좌관인 박모씨를 통해 이 의원과 1~2차례 직접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으나, 이 의원에게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은 오는 30일 수사 재개 후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천신일 회장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 회장 이상 고위 관계자 소환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검찰은 천 회장과 관련된 '30억원 대납설' 등 대선자금 수사와 '포스코 회장 인사개입설' 등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는 수사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검찰이 6월 중순 수사를 마무리 한다면 이 부분 역시 수사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천 회장에 대해 영장을 청구한 후 박 전 회장에게서 불법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 등 여당 의원 2∼3명과 김태호 경남지사 등 자치단체장 등을 줄소환해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일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수사가 '구색 맞추기' '생색 내기' 식으로 마무리 될 경우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치유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정국'이 올해 6월 재개될 경우 검찰 수사 결과 발표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망신주기식 수사를 진행했던 검찰이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격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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