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3시께 서울역 광장 분향소는 찌는 듯한 더위에 조문 행렬이 짧아졌다.
하지만 아이를 데리고 오는 어머니도 늘었고 나이드신 분들이 행렬에 합류하는 등 조문행렬의 구성은 다양해졌다.
용산에 사는 박주현(여·36)씨는 8살·6살인 아이 둘을 데리고 조문을 기다렸다. 박 씨는 "아이들이 집에서도 노 전 대통령이 '왜 돌아가셨어', '왜 슬퍼하는거야'라고 물어서 직접 현장에 와서 알려주려고 데려왔다"며 "역사적 순간에 아이들이 함께 하면서 조문할 수 있게 같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말 이 세상이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살기 너무 어렵다는 걸 느꼈다"면서 "우리가 배운 도덕적 가치와 윤리관을 가지고 사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도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백발이 성성한 김희장(남·70)씨는 조문을 하려고 안양에서 올라왔다. 교직에서 오랜 기간 있으며 교장으로 퇴임했다는 김 씨는 "무조건 좋아하고 존경했다. 좋은 사람이었다"며 "왠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데 이번엔 지나쳤다"고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부 대응책이 지나쳤다"며 "일부 언론도 사죄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와 함께 "너무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며 "양심적으로 보도했으면 좋겠다"고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근태 전 국회의원·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등이 현재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상주 역할을 하고 있다.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방명록에 한 줄이라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을 쓰기 위해 50여명이 넘게 줄서서 기다리는 중이다.
김준형 기자 raintr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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