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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세계최초 LPG경차와 함께한 하루

기아 뉴모닝 LPI, 탁월한 경제성에 만만찮은 성능 갖춰


처음 운전석에 앉아서 든 생각은 '이거 생각보다 꽤 넓잖아'였다. 키가 180cm가 훌쩍 넘는데다 살까지 두툼하게 찐 기자의 체형에도 '기아 뉴모닝 LPI'의 운전석은 크게 좁지 않았다. 물론 시트를 위로 좀 밀어야 했기에 뒷좌석에 사람이 탄다면 다소 불편할 수 있겠지만 일단 4인승으로는 합격점이다.

기아 뉴모닝 LPI 시승은 기아차에서 마련한 '뉴모닝 LPI 에코드라이빙 콘테스트'에서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국내 최초(LPG가 차량 연료로 사용되는 나라나는 거의 우리나라 뿐이므로 사실상 세계 최초)로 개발된 LPG 경차인데다 오는 7월 출시될 포르테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본격 시장 공략을 앞두고 파견된 척후병 격이라 더욱 관심을 갖고 시승에 임했다.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데 엔진 소음은 예상대로 동일 가솔린 모델에 비해 다소 큰 듯 했다. 그러나 가솔린에 비해 반응이 다소 늦을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기아차 측은 "가솔린에 비해 LPG 모델이 출력이 더 높은 것은 뉴모닝이 처음"이라며 "이 출력이 출발시 민첩성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뉴모닝 LPI의 출력은 67마력으로 가솔린 모델 대비 2마력 높다.

압구정 기아차 국내영업본부를 출발해 화성 소재 한 미술관에 다녀오는 시승 코스를 따라 올림픽대로에 접어들었다. 주말 도로 정체로 마음껏 속력을 내지는 못했지만 강일IC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차량 통행이 뜸해졌다. 가속페달을 급히 밟으니 역시 촘촘한 변속보다는 엔진회전수가 급격히 올라가며 차량이 체한 소리를 낸다. 발을 떼고 은근히 다시 밟자 안정되게 속력을 낸다.

이날 행사의 취지는 높은 연비를 내는 것이었지만 기자는 첫 시승인 만큼 다양한 성능을 시험하는데 중점을 뒀다. 정속으로 주행하는 참가자들을 제치고 앞장에 나섰을 무렵에는 이 차량이 얼마나 예상을 뛰어넘는 성능을 내는지를 알 수 있었다. 고배기량 차량이나 고성능 수입 세단에 비할바는 못 되지만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민첩성을 지니고 있다. 이날 기록한 최고 속도는 계기판을 기준으로 약 시속 150km다. 내리막길이었지만 동승이 한 사람 있었으며 짐도 싣고 있었다. 물론 제로백을 따지고 든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은근히 속력을 더하는 맛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일죽IC로 나가는 과정에서 대부분 구간이 드문드문 정체에 몸살을 앓았다.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때로 차선 변경 과정에서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이 보여 눈살이 찌푸려졌다. 최근 다른 매체 선배기자가 차량을 중형에서 준중형으로 바꾸고는 "차가 작다고 함부로 끼어드는 통에 사고 위험은 배나 높은 것 같다"고 했던 말에 공감하게 됐다. 향후 경차 시장 확대가 필수 과제임을 감안할 때 사고시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차 운전자들을 배려하는 성숙한 운전 문화가 필요하겠다.

국도로 접어들어 급제동 테스트와 굽이길 주행 테스트를 했다. 주행안정장치가 장착돼 굽이길에서 안정감은 예상 외로 높았으나 급정거시 제동거리는 다소 긴 느낌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확인한 실 주행 연비는 약 15km/ℓ 수준(공인연비 13.4 km/ℓ 1등급). 엔진 풀주유 방식(아시아경제 연비왕대회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했다. 나름 이런저런 성능시험을 하고 고속도로 제한속도 이상을 넘나드는 운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일반 참가자들이 기록한 연비는 더욱 빼어났다. 1위를 차지한 참가자의 연비는 20km/ℓ를 상회했으며 비경쟁 부문으로 참여한 아시아경제 연비왕대회 심사위원 유영준 카엔테크 편집국장은 23km/ℓ이상의 연비를 기록해 찬사를 받았다. 경차야말로 주행 습관에 따라 충분한 연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낼 수 있겠다.

이쯤에서 기사를 마무리하고 싶지만 경차의 경제성에 대해 사족을 달아 보자. 경기 고양 일산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기자는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집에 들를 일이 있어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그대로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그 도로를 이용하는 독자들은 아실 테지만 비싼 통행료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기자는 주머니에 현금이 없어 차용증 비슷한 서류를 쓴 적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경차를 타고 가니 당연하게도 모든 통행료가 절반이었다. 각종 통행료, 주차요금 등의 할인이 누적되면 상당한 경제성을 기대할 수 있겠다.

탁월한 연비에 탁월한 경제성, 만만찮은 실내공간과 성능으로 뉴 모닝 LPI를 요약할 수 있겠으나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시행 중인 세제혜택에서 경차는 전면 제외되기 때문에 한 등급 위인 아반떼 등과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실제로 뉴 모닝 LPI SLX 고급형 블랙프리미엄의 가격은 1127만원이다. 개별소비세와 노후차 세제지원이 적용된 아반떼HD 1600㏄ 모델의 가격은 1260만원이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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