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아침 직장인 A씨는 지인으로부터 바이러스를 주의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의 내용은 'Life is Beautiful'이라는 그림파일을 내려받아 실행하면 컴퓨터의 모든 정보가 삭제 된다는 것.
메시지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노턴, AOL 등 공신력 있는 회사에서 확인한 것이니 주변에 빨리 알려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씨는 주변에 메시지를 그대로 전달하고도 하루 종일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존재하지 않는 '가짜 바이러스'로 밝혀졌다.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지난 2007년에도 유포된 바 있다. 이른바 '혹스(Hoax) 바이러스'다.
혹스는 '장난으로 속이다, 골탕먹이다'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보내게 하는 일종의 행운의 편지식 장난이다.
$pos="C";$title="";$txt="안철수연구소에서 확인한 'Life is Beautiful' 바이러스 정보";$size="550,360,0";$no="2009051511524111572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이 같은 '혹스'가 최근에 다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과거에 비해 메신저나 블로그 등 개인 미디어가 발달해 그 전파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혹스'가 처음 나타난 것은 1988년 10월으로 알려졌다.
당시 '2400 baud modem'이라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세상 사람들을 속였다. 국내에서는 1997년 12월 부터 간헐적으로 '혹스'가 퍼지고 있다.
2000년에는 'JOIN THE CREW'나 'PENPAL GREETINGS!'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절대 열지 말라는 '혹스'가 퍼졌다.
메시지에는 IBM에서 전하는 최신 정보라는 설명과 함께 이 바이러스가 하드디스크의 모든 정보를 지울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물론이다.
2001년에는 변종 '혹스'도 등장했다. 'SULFNBK.EXE'라는 바이러스 감염 파일을 지우라는 경고가 퍼진 것이다.
하지만 이 파일은 정상적인 윈도 파일이다. 2002년에는 'JDBGMGR.EXE'라는 파일을 지우라는 '혹스'가 전파되기도 했다.
이 파일을 찾아 지우는 방법도 자세히 소개돼 있었다. 하지만 이 파일 역시 윈도 정상 파일로 이를 지울 경우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단순한 장난에서 시작된 '혹스'가 실제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MSN 메신저로 meltdown@hotmail.com 계정이 대화 상대 추가를 요청하면 등록하지 말라'는 '혹스'가 퍼지기도 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이 같은 혹스는 대부분 기술적인 언어를 사용하고 공신력 있는 업체를 언급해 사용자들을 속이고 있다"면서 "하드의 모든 정보를 삭제하고 현존하는 백신으로 치료할 수 없다는 등 지나치게 위협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이 같은 메시지를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을 자제하고 언급된 기업이나 보안 전문 업체에 추가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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