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ST 인수, 철강제품 가격인하 여론몰이에 불쾌감
요즘 포스코 직원들이 외부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갖가지 소문에 당황스러워하고 있다.인수ㆍ합병과 제품 가격 인하설이 불거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대한전선의 자회사인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 대한ST는 포스코의 '계륵(鷄肋)'이 됐다.포스코는 올초만해도 스테인레스 내수시장이 불투명한데다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대한ST 인수에 부정적이었다.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국내 한 사모투자펀드(PEF)와 대한ST 매각 협상을 마무리했다.그런데 포스코가 대한ST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식으로 소문이 돌면서 포스코 인수 참여가 기정사실화했다.포스코는 최근 한 달여간 상대방측이 벌인 '떠넘기기식' 여론 몰이에 적잖은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대한ST는 대한전선과 포스코의 합작법인으로 포스코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양사는 지난 2년전 합작 계약서상에 '경영상 주요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포스코와 사전 협의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실사는 했지만 인수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회사를 사고파는 협상은 기밀이 철저히 보장돼야 하는데, 포스코를 끌어들이기 위해 여론을 이용하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철강제품 가격 인하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는 최종 수요자와 중간 수요자간 다른 입장에서 흔들리고 있다. 조선ㆍ자동차 등 최종 수요자들은 포스코의 제품 가격이 국내업체 제품에 비해 t당 2만~4만원, 중국ㆍ일본산 제품에 비해서는 최대 10만원 가량 비싸다면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이나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 중간 수요자들은 그나마 포스코의 정책 덕분에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가격을 낮추면 안된다는 반응이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가격인하는 여전히 검토대상이 아니며, 올해 인하된 가격으로 도입된 원료를 사용하는 하반기 이후에나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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