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기업은 '선(先) 방어, 후(後) 공격'의 균형있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인텔과 두산이 꼽혔다.
6일 삼성경제연구소는 '불황기 공격경영의 의미와 전략' 보고서를 통해 "불황기에는 방어경영으로 확보한 자원을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 또는 새로운 사업의 준비를 위해 투자하는 '선 방어, 후 공격'의 균형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먼저 방어경영을 통해 확보한 자원을 투자함으로써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인텔'을 예로 들었다.
보고서는 "인텔은 최근 10년간 10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나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향후 기업의 미래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경영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텔은 오는 6월로 예정된 글로벌 인텔개발자포럼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취소하는 등 불요불급한 경비를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70억달러 투자를 통한 32나노 기술 도입 등 핵심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선 매각, 후 인수'를 통해 사업구조 변신을 꾀한 두산그룹의 전략도 소개됐다.
보고서는 "두산그룹은 IMF 구제금융으로 인한 불황기 이전에는 내수중심의 소비재 기업이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목적으로 주력사업을 매각했다"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1995년 순현금유출 9080억원, 부채비율 688%의 고위험 재무구조를 1998년 순현금유입 1540억원, 부채비율 330%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선된 기업체질을 바탕으로 유망사업을 대거 M&A함으로써 새로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면서 "중공업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하면서, 2007년 두산그룹 전체 매출 18조6000억원 중에서 중공업 분야가 85%를 점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기업의 외부 환경과 내부 역량을 명확하게 평가해 공격경영의 여력이 있는지 판단하고 가용 자원 범위 내에서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면서 "경쟁사의 투자 전략을 모방한 무리한 공격보다는 구조조정을 우선적으로 실행하면서 차후에 공격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불황기의 기본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불황 이후 전개될 글로벌 경쟁구도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적절한 전략적 위치를 선점해야 한다"면서 "불황 이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축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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