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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가 세상에 어딨어?"

#1.경기도 구리에 사는 박모(47)씨는 최근 20개월 정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해지한 후 통장정리를 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지난 2007년 9월 기기값이 공짜라는 말에 휴대전화를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휴대전화 구입 직후부터 매달 휴대전화 사용요금에 1만원이 넘는 기기값이 함께 빠져나가고 있었던 것. 박씨는 "업체측에선 가입당시 공짜폰으로 안내를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환급해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황당해했다.
 

#2. 공짜폰 구입시 의무약정 기간이 24개월이나 된다는 점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24개월 안에 고장, 분실 등의 이유로 단말기를 교체하려면 의무약정 기간에서 미사용 기간에 대한 단말기 위약금을 일시불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모(32)씨는 신규가입 후 4개월 만에 단말기를 분실했다. 배씨는 단말기를 교체하면서 이 같은 이유로 20만원 상당의 위약금을 지불해야만 했다.

 
#3. 대학생 신모(22)씨는 지난달 '공짜폰'을 구입했다. 판매점에서 신규 가입자에 한해 월 4만원 이상의 요금을 쓰면 무료로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즉시 가입했다. 의심은 갔지만 "단말기 보조금이 있기 때문에 공짜"라는 판매 직원의 말에 안심했다. 하지만 다음달에 7만 원정도의 이용요금이 나왔음에도 단말기 요금이 추가로 부가됐다. 문의해보니 기본요금과 국내통화료(1만3500원+2만4000원)가 4만원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씨는 가입시 이용 내역을 산출할 때 기본요금과 국내통화료만 포함된다는 것을 고지받지 못했다. 박씨는 판매점에 이에 대해 항의했으나 "가입신청서에 문제가 없으니 환불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울화통이 터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사들이 '1000원폰'에 이어 '50만원대 공짜폰'까지 등장시키며 가입자 유치에 혈안이 된 가운데 일부 과장된 마케팅에 속아 낭패를 보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방송통신위원회 고객만족센터에 접수된 공짜폰 피해 관련 민원은 무려 400건이었다. 또 지난해 소비자원에 등록된 휴대폰과 관련된 민원은 6041건으로 전체 상담청구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가장 흔한 '공짜폰' 피해 유형은 무료라고 했던 기기값을 소비자 몰래 이용요금에 포함시켜 청구하는 경우다. 이는 요금제 할인 혜택을 마치 휴대폰 대금을 지원해주는 것처럼 광고해 계약을 유도하는 방식. 휴대폰 무료 제공은 구두로 설명하고 계약서에는 형식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휴대폰 대금을 할부청구 하는 것으로 표기하는 수법이 전형적이다.
 
이 때 계약서에 명의자의 서명이 있다면 동의하에 휴대폰 할부 구입을 계약한 것이 되므로 나중에 이의제기도 할 수 없게 된다.

최근에는 '별정통신사업자'에 의한 피해도 잦다. 별정통신사업자란 이동통신사의 가입자를 대신 모집하는 회사로, 이들은 이동통신사처럼 별도의 요금제를 구성해 가입자를 모집한 뒤 매달 이용료를 이동통신사와 나눠 갖는다.
 
이를 악용한 별정통신사업자들은 휴대전화를 공짜로 주는 대신 자체 책정한 비싼 요금제로 사실상 휴대전화 요금을 충당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는 뒤늦게 요금청구서를 확인한 소비자가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요금제 변경이 어려운데다 해약을 하고 싶어도 위약금이 휴대전화 가격과 맞먹어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별정통신 사업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판매자가 계약서는 형식적인 것이라 주장하더라도 '공짜' 또는 '무료'라는 계약 조건을 모두 계약서에 표기하도록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공짜폰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용약관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피해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방통위 CS센터(전화1335) 등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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