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희의주식일기]2. 주식 매매 진입로에서의 고민
$pos="L";$title="";$txt="";$size="250,145,0";$no="2009050309404326519_4.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30만원!"
장기 저축에, 청약 저축에,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밤늦게 귀가하는 경우가 많은 관계로 과다하게 지출되는 택시비까지 이것저것 떼고 나면 월급통장은 어느새 텅 비어있다.
주식은 버려도 될 (물론 버려도 되는 돈은 없으나)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기자이기에 먼저 초기투자비용을 얼마로 할 것인지 셈에 들어갔다. 오는 6일부터 개설할 수 있다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일명 만능청약통장에 10만원을 할당하기로 한 것도 감안하고.
200만원? 100만원? 50만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30만원을 출발점으로 잡았다.
그래, 택시 다섯 번 적게 타고, 옷 한 벌 안사고, 소위 여유를 즐기며 먹는다는 XX커피 좀 안 먹고 그럼 30만원쯤이야.
'너무 적은 것 아닌가?'라고 나 자신에게 되물었지만 아직은 실전주식투자가 낯설게만 다가오는 기자에게 30만원은 몽땅 잃어도, 공부한 비용이라고 넘겨버릴 수 있는 마지노선이 될 것 같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역시 내심, '이왕 시작한 것 헛돈 쓰지 말고 몇 배로 불려보자!' 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음 달 여유자금이 생기면 또 추가비용을 투입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본격적인 주식매매 준비에 들어갔다.
"증권사 홈페이지에 먼저 들어가서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깔아야 합니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투자가들을 위해 시스템설치에 대한 내용부터, 계좌이체까지 자세히 설명해 놓았으니 그대로 따라하면 될 겁니다"
계좌 개설 당시 마치 초등학생을 대하듯(?) 친절히 안내해줬던 직원의 설명이 떠올랐다. 뭐 왕초보인 본 기자로선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다.
그에 따르면 HTS는 고객 전용 증권거래 시스템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증권사 직원을 통해 매매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더 비싼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말에 HTS매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직장인 투자가들을 위해 HTS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왔다는 개미투자가의 이야기도 언뜻 스쳐갔다.
K증권사의 B HTS는 오직 매매 주문만을 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써 모니터 화면에서 일부분만을 차지, 직장에서 눈치 보지 않고 매매 거래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이 증권사 관계자가 자랑했었다. 또 E증권사의 HTS는 컴퓨터 마우스를 내리면 곧장 사라지는 기능까지 갖췄다고.
그동안 이런 얘기가 먼 세상으로만 다가왔었으나 막상 시작하려니 어찌나 동감이 되는지 무의식적으로 뒤를 돌아봤다. 계시지도 않는 부장님의 영상이 지나가며 뒷목이 빳빳해졌다.
계좌개설을 한 증권사 홈페이지로 이동했다.
다행히 신규투자가를 위한 배너가 눈에 띄었다. 서투른 손동작으로 한 단계씩 따라가기 시작했다. 개인정보등록을 마친 후 월급통장에서 증권계좌로 30만원을 옮겨 담고 생각했다. '300만원이면 얼마나 좋을까?' 과유불급(과유불급), 과한 욕심은 버리자고 재차 타이른다.
드디어 HTS시스템을 다운받을 수 있는 페이지로 왔다.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클릭. 5분 정도 기다리니 배경화면에 XXX HTS 아이콘이 생겼다.
나름 뿌듯함을 느끼며 HTS에 로그인했다.
쿵쾅쿵쾅 마치 첫사랑을 만난다는 심정으로 매매주문을 할 수 있는 곳에 들어가 봤다. 'XX종목 XX주 XX원' 여길 채우기만 하면 되는 건가. 그러나 이내 머리가 아파왔다.
빨갛고 파란불이 번뜩이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거래판도 눈에 들어왔다. 최근 들어 떨어진다는 우려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1400선을 향해 올라가고 있는 코스피지수도 보였다.
머리속은 이내 또 복잡해져온다.
'무슨 종목을? 얼마나? 얼마에? 그리고...........언제?'
일반적으로 장이 열리는 오전9시에서 오후3시에만 할 수 있는 것인가. 한 번에 얼마나 매수할 수 있는 것인가. 궁금증들이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기기 시작했다.
종목 선정도 만만치 않은 작업.
돼지인플루엔자로 불려오던 신종인플루엔자 발발 소식에, 체세포 복제 일부 허용에, 굵직굵직한 뉴스들이 들려오고, 시장은 이들 뉴스로 들썩들썩했지만 막상 매수 주문을 내려니 떨려오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날 망설이게 했던 최종 질문은 '주식시장에 지금 들어가도 될까?'였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펀더멘털 개선에 근거한 상승랠리가 5월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답을 주었다.
반면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종목들은 널뛰기를 하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권계좌로 옮겨놓은 돈으로 봐선 대형주보단 중소형주에 접근하는 것이 맞는데 종목 선정에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아 쉽지 않구나. 돈 벌기는.
어느새 풀이 죽은 기자는 HTS를 나오며 다짐했다.
'내주엔 꼭 매수에 도전해보리라'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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