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변하고 있습니다. 캠퍼스에 상업 복지시설 건립이 허용되고 일반 기업도 대학건물에 입주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민간 투자자가 대학 건물을 지을 때는 교육지원시설로 그 범위가 한정됐지만 앞으로는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캠퍼스에 실버타운, 유치원, 문화 복지시설을 세울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대학은 상아탑에서 각종 서비스가 한 공간에 갖추어진 커뮤니티로 변모하게 됩니다. 대학 캠퍼스에 강의실과 실버타운이 공존한다고 생각하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학이 이처럼 변신하는 건 살아남기 위한 탈출구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저출산으로 학생들이 줄어들자, 고령화 사회에 맞게 변해가는 것입니다. 얼마 전 지방대학을 방문했는데, 그 대학은 학생의 30% 이상이 동남아 국가에서 온 유학생입니다.그래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동남아 이민 학생을 위한 전문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대학의 블루오션은 바로 동남아 학생들입니다.
대학을 둘러보면서 얼마 전 친구 아들이 교토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이 생각났습니다. 친구로부터 아들이 교토대학교에 입학했다는 얘기를 듣고 속으로 ‘일본어를 공부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들어갔을까’ 머리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후에 친구를 만나 어떻게 일본에 있는 대학에 진학 할 수 있었냐고 물었습니다. 그 친구가 설명하기를 국내에 일본대학 진학을 돕는 학원이 있고, 시험문제를 한글로 번역해주고 답도 일본어로 번역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아! 일본 대학들도 우리나라처럼 저출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고령화에서 답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바로 대학에 실버타운을 건립하는 것이 아닐까요. 미국에서는 이미 대학과 연계된 실버타운을 건립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냈고, 일본 또한 이를 벤치마킹해 칸사이대학에 컬리지 링크형 시니어주택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컬리지 링크형 시니어 주택의 강점은 입주자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이들과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는데 있습니다. 학생, 교직원과 동등하게 대학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메리트입니다. 노인들이 그들의 경험과 연륜을 활용해 학생들을 상담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합니다.
필리핀은 동남아 국가 중 해외 은퇴자 유치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은퇴청 이란 기관을 만들어 은퇴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칩니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들이 경쟁하듯 시니어타운 건립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유목민)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좀 더 나은 경쟁력을 얻기 위해,같은 노력으로 좀 더 많은 보상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국경을 넘습니다. 그리고 국가는 국가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기업과 투자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1960년대 서독으로 떠났던 우리나라 어린 간호사들이 했던 일은 시신을 닦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어제를 생각하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리봄 디자이너 조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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