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원 SKT 사장, 통합 정액제 6월 출시 시사..음성인식 등 신기술 개발에 3조원 투입
SK텔레콤이 음성인식 등 신기술 개발에 3조원을 투입한다. 또한 정액제에서도 콘텐츠 사용시 정보료를 따로 내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음성+콘텐츠' 통합 정액 요금제도 도입한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9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글로벌 블루오션 창출' 전략을 공개했다.
정 사장은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s Technology)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국내 통신 산업이 정체의 늪에 빠져 있다"며 "ICT 인프라를 활용하는 기회를 창출해 개인과 고객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SK텔레콤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3조원을 투자, 신규 성장동력을 적극 창출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예컨대, 음성인기술을 개발해 휴대폰에서만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TV나 자동차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구상이다. 또한 기업 시장을 겨냥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협력사들이 이미 만들어놓은 것을 공급하는 방안도 모색키로 했다.
한 마디로 단순한 통신영역을 벗어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로 활동반경을 넓혀나가겠다는 취지다.
이는 지난 해 도입한 사내독립기업제(CIC)와도 맥이 닿아 있다. 정 사장은 "CIC 내 MNO 비즈컴퍼니(국내이동통신사업부문)가 무선 사업을 추진하고, C&I 비즈(컨버전스 및 인터넷사업 부문)는 창의적이며 새로운 사업을 창출해나가겠다"며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외연 확대를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소비자 후생 차원에서 통신요금제도 대폭 개선키로 했다. 기존의 요금제가 너무 복잡한데다 정액제에 가입한 상태에서도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면 정보료를 따로 내야 하는 등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방송통신위원회도 소비자들의 '이중 부담'이 무선 데이터 산업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음성 통화부터 무선 데이터까지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액제를 6월 이전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할 것인지 정액제의 범위를 놓고 고민 중"이라며 "기존 요금제는 신규 가입을 막으면서 새로운 요금제로의 이동을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또한 SK텔레콤의 무선시장 점유율 50.5%를 계속 지켜나가겠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정 사장은 "점유율을 더 높일 생각은 없지만 지금의 50.5% 점유율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언급, 기존의 시장 지배력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SK텔레콤은 2007년부터 50.5%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0.5%는 무선 시장을 리딩하겠다는 상징적 수치"라면서 "이 수준을 유지해야 신규 서비스나 요금제 등을 내놓았을 때 경쟁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만원 사장은 또한 '합병KT'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사장은 "KT-KTF 합병 추진에 대해 문제점을 얘기했는데 인가 조건에 포함돼 다행"이라며 "합병KT와 소모적인 경쟁이 아닌 기술지향적 경쟁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지난 3월18일 KT-KTF 합병을 승인하면서 인가 조건에 ▲전주, 관로 등 통신 설비 공동 활용 ▲인터넷 및 유선전화 번호이동 제도 개선 ▲인터넷 콘텐츠 활성화(망개방) 방안 등을 인가 조건으로 제시했다.
한편, 정만원 사장은 이날 SK텔레콤이 재도약할 수 있는 키워드로 기술리더십 확보, 신규시장 개척, 세계화, 소비자 복지향상 등 4대 미션을 제시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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