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월급제·할증수당 관철목표 난항예고
사측, '불황속 질주 차질 생길까' 깊은 고민
현대ㆍ기아차의 4월 임단협 향방이 올해 완성차 업계 성적을 좌우할 중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대차노조가 오는 10일 임단협을 놓고 사측과의 상견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서 완성차 노조 임금 동결, 무파업 결의 등 상생 노사의 결실을 노후차 교체 세제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글로벌 질주로 거듭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노사 이슈가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7만 9157대를 판매한 가운데 국내 완성차 판매 점유율 81.5%를 기록했다. 지난 2월 82.5%에 이어 2개월 연속 80%를 넘어섰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해외 거대시장에서도 판매 성적이 급상승했다.
미국시장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추락 속에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5%를 넘어섰고, 중국에서는 4만1881대의 완성차를 팔아 전년 동월 2만4641대에 보다 70%나 증가했다.
이렇듯 '불황속 질주'에도 불구하고 현대ㆍ기아차의 경영진의 고민은 이달들어 깊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달 31일 임금협상안을 최종 확정하고, 사측에 늦어도 오는 17일까지 상견례 자리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8만 7709원 인상, 당기순이익 30% 이상 성과급, 월급제 및 할증수당 등 관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주간연속2교대제와 관련한 월급제 등은 노사 합의를 전제로 한 사안으로 노조가 일방적으로 협상안으로 제시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성과급, 할증수당 등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많은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말 현대차노조가 울산3공장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류생산에 동의한 임단협에서 사측에 양보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기아차도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에 앞서 월급제 전환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정부는 차 지원대책 발표 시한을 넘긴 가운데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상이 나올 때까지 무기한 보류하는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영진을 당혹케하고 있다.
완성차업계 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에서 현대차의 혼류생산 합의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고,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생산라인 가동 중지 사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후속 대책이 나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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