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문제의 중국산 원료 300여 업체에 공급 확인
석면 베이비파우더 제조에 사용된 원료가 화장품ㆍ제약업체에도 공급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석면공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유무영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정책과장은 5일 "석면이 함유된 '탈크'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덕산약품이 화장품ㆍ제약업체ㆍ식품업체 300여곳에도 공급한 것이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6일 오후 이들 300여개 업체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판매 금지시킬 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제품에 들어간 석면의 양이나 흡입경로에 따라 유해성이 판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탈크는 화장품의 경우 각종 파우더 제품에 사용되며, 의약품의 부형제(알약을 일정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로도 쓰이고 있다. 씹는 느낌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껌 등 식품에도 사용된다.
하지만 당장 이들 제품의 사용을 회피해야 하는가에 있어 식약청과 전문가들은 다소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형 화장품 업체들의 경우 자체 기준에 따라 석면 미검출 탈크를 사용해 왔다고 이미 밝힌 상태여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의약품이나 식품은 석면이 미량 들어있다 해도 이를 흡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조금 다르다.
석면은 호흡기로 흡입할 때 발암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먹을 경우에도 그런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석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의약품 복용을 회피하게 되면 질병 악화 위험이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한편 식약청 조사와는 별개로 한국제약협회는 자체 조사반을 꾸려, 회원사들이 석면 함유 탈크 원료를 의약품 제조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조사 결과 이런 사실이 밝혀질 경우 해당 제품을 즉각 회수, 폐기 조치를 취하겠다고 협회측은 밝혔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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