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대금 연체율 늘어..토공 보상 자금마련에 애 먹어
대기번호 1009번.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토지보상 둘째 날인 1일에도 한국토지공사 동탄2사업단 사무실에는 아침 일찍부터 150여명이 몰렸다.
어제 대기인 수 1000여명을 돌파한 것에 비하면 이미 번호표를 뽑았기 때문에 하룻만에 대기줄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하루라도 먼저 보상을 받기 위해 몰린 지주들로 사무실과 그 앞 도로는 시장통을 방불케한다.
동탄2사업단이 위치한 빌딩 주변에는 여전히 증권사와 은행 직원들이 몰려 벌이는 보상금 유치전도 뜨겁다.
토지 보상비 첫날인 31일 하룻 동안 대기 순번 389번까지 3968억원의 토지보상금이 집행됐다.
오늘 중이면 전체 보상 규모 7조8000억원 중 이달 토지보상금으로 지급될 5500억원이 동날 것으로 예상돼 31일 대기 순서표를 뽑았더라도 대기 순번이 뒤진 300∼400명은 다시 다음 달을 기다려야 한다.
동탄2신도시 지주는 법인을 포함해 총 43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달에 토지보상금으로 풀리는 자금은 전체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토지공사는 토지보상금으로 이달 중 5500억원을 책정했으며 다음 달에도 5000억원 수준의 토지보상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보상금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이 나가는 것은 토지공사의 보상 자금 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토지공사는 건설업체 택지 분양대금 등을 받아 토지보상에 활용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업체의 대금 연체가 늘어나면서 자금조달이 수월치 않다.
금융위기 전 70∼80%선에 육박하던 토지공사의 대금회수율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30%대로 떨어졌다가 지금은 10% 안팎에 그치고 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지만 토지공사의 연체이자가 금융권보다 낮기 때문에 자금회수율이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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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공사는 오늘까지 토지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주가 600∼700명선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자금회수율도 보상을 더디게 하지만 올 들어서만 위례(송파) 토지보상 대금으로 1조원 이상이 지출됐기 때문이다. 불과 3개월 사이 9조3000억원의 토지 보상금이 발생했다.
토지보상 일정이 3개월 지연된데다 보상 개시 이후에도 자금 부족으로 일정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벌써부터 토지공사는 토지보상을 빨리 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주들의 항의에 애를 먹고 있다.
동탄 주민 김모씨는 "토지보상이 늦어지면서 이주할 토지 마련을 위해 대출 받은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당초 일정보다 지연돼 늘어난 이자를 변상받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외곽에 신도시로 개발되는 동탄2지구에 수용되는 토지는 2397만2000㎡(725만평) 규모로 토지보상금이 5조5000억원, 건물 공장 등에 대한 대물배상금이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법인을 제외하고 보상금 50억원이 넘는 개인은 7명이고 이중 가장 많은 보상금을 받는 지주는 140억원을 보상받는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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