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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미사일 미스터리

시계아이콘02분 23초 소요

지금 북한에는 미 여기자 두 명이 ‘적대행위’를 이유로 재판에 회부되기 직전에 있고,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직원 한 명은 북한여성의 탈북을 종용한 ‘엄중한 위반행위’로 억류중입니다. 게다가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참여 검토발표로 북한당국이 발끈하고 있는 긴장상태입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우리 정부의 입장발표를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즉시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를 했습니다. 그들의 입에서 핵전쟁과 조선반도 불바다 얘기가 다시 거론되고 있는데도 우리사회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합니다. 그 팽팽한(?) 정국 속에서도 남·북 축구 대결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죠.

그들이 공언한 로켓의 발사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요즘 미국과 한국은 ‘차’문제로 북한의 로켓발사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나라들입니다. 오바마는 ‘GM 차’에 얼마나 지원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잠 못 이루고, 우리 정치권은 ‘박연차’로부터 얼마나 지원받았는가 하는 문제로 뒤숭숭 합니다. 거기에 ‘장자연 스캔들’까지 메뉴가 참 다양합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선 북한 로켓이 어디를 향하느냐라는 문제보다 검찰의 칼날이 누구를 겨냥하고, 박연차와 장자연의 불똥이 어디로 튀느냐가 더 흥미진진한 뉴스입니다. 이 비상한 시기에 오바마와 이명박 두 정상이 첫 미팅 기회를 잡았습니다만, 앞서 거론된 북한과의 현안만으로도 의제는 넘칩니다. 하지만 어떤 의제도 열쇠는 김정일만이 갖고 있다는 게 늘 문제죠.

미국은 아직 쏘지도 않은 미사일에 대해 최근 몇 년 동안 무려 14차례나 요격실험을 했다고 허풍(?)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동원 가능한 모든 군사위성과 첨단전자장비로 겨우 60%만 요격에 성공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5비2락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그런 요격실험 결과가 외부에 알려질까봐 쉬쉬해야하는 게 맞는데, 초라한 성적표를 공개하는 것은 의도가 있습니다.


아직 미국의 MD방어망이 완전치 못하다는 것을 북한의 로켓발사와 연계시켜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의회를 상대로 막대한 소요 예산을 따낼 명분을 축적하려는 것입니다. 부시의 공화당 정부에서 전격적으로 이라크를 침공할 때,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정보를 흘리며 세계를 상대로 뻔한 거짓말을 한 전과가 있어 의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로켓의 예고된 탄찬지점은 미국본토가 아닌 건 분명한데 말입니다.


북한 당국이 로켓을 알래스카로 쏘겠다고 말한 적도 없었고, 일본 열도를 통과하겠다고 언급하지도 않았는데 미·일 두 나라가 그걸 요격대상으로 간주하고 실제로 요격한다면 명백한 도발이 됩니다. 인공위성이든, 대포동 2호 미사일이든 간에 일단 발사에 성공하게 되면 장차 미국이 가장 불이익을 본다는 데서 미사일 미스터리의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세계 무기시장에서 북한제 미사일이 미제보다 훨씬 값싼 반면 성능은 비슷하다면, 마치 GM이 파산위기에 몰리는 경우처럼 미국은 군사무기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잃고 같은 처지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초 요격을 검토하던 미국이 한발을 빼고 일본이 적극적으로 요격을 대비하는 것도 같은 차원입니다. 만약 미제 패트리어트미사일이 요격에 실패할 경우의 책임을 미국이 감당하는 건 너무 위험부담이 많기 때문이죠. 일본자위대가 실패하면 일본의 패트리어트미사일 발사운용에 미스가 있었다고 둘러대면 되니까...


우리나라는 실제로 전남 고흥의 나로도 우주센터에 러시아의 기술 협력을 받아 2000년도부터 30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자돼 로켓발사 검증 시험을 계속하고 있는 중입니다. 우주관련 기술은 대부분 선진국의 기술이전이 제한돼 있고, 액체연료 로켓은 탄도미사일 전환 가능성 때문에 미사일통제 체제의 규제 대상이 됩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과 일본이 기술 제공을 꺼리는데다 많은 기술이전 대가를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그 3분1정도 가격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


하여튼, 북한의 함경북도 무수단리 로켓발사기지는 이제 미국의 케이프케네디 우주 발사 기지처럼 점점 더 유명세를 치르는 곳이 되었습니다. 북에서 로켓발사 계획을 공표할 때마다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또 발사를 하고나서도 실패냐 성공이냐의 여부로 한동안 뉴스가 넘쳐났던 걸 우린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미래에 북한체제가 개방된다면 부동의 관광명소 하나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고흥의 우리 발사기지가 서울의 어린이 놀이시설보다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군사적 위협차원을 떠나서 냉정하게 따져보면, 북의 미사일은 이제 단순한 테러산업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미사일은 최첨단산업이며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체제보호 산업으로서, 차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미국과 적대적인 국가들이 이미 북한에 들어가서 로켓발사를 현지에서 참관하려는 것은, 바이어의 자격으로 신제품 출시와 성공적인 시연을 지켜보고 나서 구매의향서에 사인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 제재를 떠맡기는 것 역시 북한과의 직접대결이 군사외교상으로나 정치적으로 오히려 큰 부담이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북한은 칼을 빼들었고 쉽게 칼집에 넣을 기미는 없다고 봅니다. 그건 실패하면 성공할 때까지 계속되는 게임입니다. 먼 훗날, 아니면 조만간... 평양발 뉴스로 “위대한 우리 공화국이 최악의 조건에서 지도자동지의 영명한 지도로 무사히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켰다”고 전 세계를 향해 특유의 쩌렁쩌렁한 성명을 낭독할 날이 가까워 온 듯합니다.






시사 평론가 김대우(pdikd@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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