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496원(+25.5원)..코스피 나흘째 올라 1128p '마녀의 요술'
올해 첫 쿼드러플위칭데이인 12일, 주가는 환율이 25.5원 급등하는 등 재차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일본(-2.41%) 등 아시아 주변증시가 일제히 크게 뒷걸음한 가운데서도 7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 덕분에 나흘째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 역시 증시에 이렇다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야말로 네 마녀가 우리 증시에 선물을 안긴 셈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역외 환율 상승과 필립스의 LG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관련 달러 수요,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영향 등으로 닷새만에 재차 급등세를 탔다. 특히 추가 달러 매수를 예상한 은행권이 숏커버(매도 달러를 되삼)에 나서면서 환율이 장막판 급등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5.5원 오른 149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0.88p(0.08%) 오른 1128.39포인트로 나흘째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도 0.90p(0.23%) 오른 386.59포인트로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채권시장은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우려됐던 슈퍼추경에 따른 물량부담에 대해 당국이 어떻게든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하루만에 강세 전환했다.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29틱 상승한 112.25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열린 금통위는 그 동안의 금리인하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지난달부터 환율 고공행진으로 물가에 부담이 된다며 3월 기준금리를 2.00%로 동결했다.
◆코스피, 나흘째 상승..PR 순매수 7383억원 유입
네 마녀가 선물을 들고 나타났지만 주변 환경이 어두운 탓에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아시아 증시의 낙폭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는 네 마녀의 선물 덕분에 나흘째 랠리를 이어갔다.
쿼드러플위칭데이(지수 및 개별종목 선물옵션 동시만기일)를 맞이한 이날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 등 이벤트가 많은 하루였던 만큼 장 중 내내 불확실성이 큰 모습을 보였다.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원ㆍ달러 환율은 다시 1500원에 육박한 수준으로 치솟는 등 요동쳤고, 일본과 중국 등 여타 아시아 증시가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약세를 보이는 등 하방압력이 만만치 않았다.
장 막판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반등에 성공, 나흘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88포인트(0.08%) 오른 1128.39로 거래를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294억원, 3261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5181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기관의 경우 프로그램 매수 물량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론 차익실현에 나선 셈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6628억원, 비차익 755억원 등 전체적으로 738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653계약과 3651계약을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6055계약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기계(-1.70%)와 건설업(-1.66%), 증권(-1.42%) 등이 약세로 장을 마친 반면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한 삼성이미징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서 의료정밀업종은 2.70% 강세를 기록했다. 이어 의약품(1.71%), 통신업(1.57%)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1만1000원(2.10%) 오른 53만600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을 비롯해 SK텔레콤(2.63%), LG전자(2.50%) 등은 강세로 장을 마쳤지만 한국전력(-0.93%), KB금융(-0.62%), KT&G(-1.17%) 등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필립스 지분매각 소식에 외국인 매도세가 몰리며 LG디스플레이는 2만5900원으로 급락, 6.50%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11종목 포함 373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1종목 포함 438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0.90포인트(0.23%) 오른 386.59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 닷새만에 다시 요동..1496.5원(+25.5원)
원ㆍ달러 환율이 닷새만에 상승세를 기록했다. 단기 낙폭이 지나치다는 인식과 함께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필립스 지분 매각 등에 따른 달러 수요 확대로 환율이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5.5원 오른 1496.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역외 환율 상승과 함께 21.0원 오른 1492.0원에 개장한 후 곧바로 1500원을 일시적으로 터치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환율 하락세에 따른 4일간 낙폭 97원을 상당부분 만회한 것이다.
1480원 전후로는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환율을 위로 밀었으나 1490원대에서는 대기업 네고 물량도 적지 않게 나오는 분위기였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날 달러 수요가 많았는데 약세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장막판 숏커버 물량이 급증했다"면서 "LG디스플레이 관련 수요는 전체 10억달러에 못미치는 금액이었으나 전액 처리된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달러 수요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관련 달러 수요 뿐만 아니라 이 지분을 매입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관련 원화 환전 수요도 있을 수 있어 달러 공급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한편 "이날 뉴욕증시가 만약 하락한다면 1500원대로 재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국채선물, 112.25(+29틱)..한은 총재보단 윤 장관이 시장 되살려
채권시장은 금통위 금리 동결 소식에도 차분한 장세를 이어가다 장막판 강세로 마감했다.
국채선물은 29틱 상승한 112.25에 마감했다. 국고채 1년물은 전일대비 3bp하락한 2.46%에, 국고채 3년물(8-6)은 8bp 내린 3.62%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물이 강세를 보이면서 국고채 5년물(9-1)수익률은 4.40%, 10년물(8-5)은 4.83%로 각각 13bp, 7.0bp씩 하락했다.
국고채 20년물(8-2)도 14bp하락한 4.88%를 기록했다.
국고 5년물 메리트가 부각되며 시장은 완연한 강세로 전환했다. 기준금리 대비 250bp나 벌어져 있어 가격 메리트가 충분한데다, 추경문제는 당국이 어떻게든 손써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게다가 국고 3년물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평축소 매매가 활발히 진행되며 금리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현물을 매수하고 선물을 매도했던 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선물 매도포지션을 되갚으면서 전반적으로 매수 심리가 강해진데다 국고 5년물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선물 저평이 줄지 않자 기관들이 매도포지션을 풀면서 다시 시장이 강해지는 선순환 국면이 이어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장중 한은총재의 발언이 원론적이라는 해석으로 다시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경으로 인한 국고채 소화 부담이 없다고 말하면서 채권 분위기를 강세로 이끌었고 국고 5년물 강세와 만기효과로 인한 선물매수가 유지된 점도 채권시장 강세에 한 몫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보험사 등의 기관들이 금리 메리트를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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