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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계약서의 추억..세금 줄이려 썼다가 되레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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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서 A아파트를 구입한 신모씨는 요즘 다운계약서를 쓴 걸 후회하고 있다.



신씨는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4억2000만원 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다운계약서를 썼다. 계약서상 매매가는 3억6000만원. 신씨에게 아파트를 판 지인은 시세보다 싸게 줄테니 계약서에 쓰는 금액을 실제 매매가격보다 낮게 하자고 종용했다.



다운계약서가 뭔지도 몰랐던 신씨는 순순히 매도자의 요구를 들어줬다. 시세보다 조금 싸게 살 수 있는데다 세금도 줄일 수 있다는 말에 손해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제 매수가격인 4억2000만원보다 6000만원이나 낮은 가격에 허위계약서를 썼다.



당시 무주택자이던 그는 3년 보유기간만 채우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시 신씨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줄줄이 터졌다. 집값 하락도 문제를 더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신씨 부부는 지난해 말 이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다. 역전세난으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자 내린 결정이었다. 전세보증금은 어렵사리 대출을 받아 내줬다. 당초 전세를 끼고 큰 부담없이 샀지만 이제는 월 80만원씩 꼬박꼬박 이자를 내야하는 처지가 됐다.



집값이 올라만 준다면 이자내는 것이 아까울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파트 시세는 신씨가 처음 구입했을 당시보다 4000만원이나 하락했다. 꼭대기에서 잡은 셈이다. 이마저도 지난해 가을부터 거래가 되지 않아 정확한 시세라고 말하기 어렵다.



금융비용에 집값 하락분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집에 대한 애정도 뚝 떨어졌다. 중간에 시세를 회복한다고 해도 높은 양도세 때문에 팔기가 어렵다. 혹시라도 2주택자가 된다면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에 세금이 높아진다. 섣부른 판단에 후회가 밀려왔다.



매도자에게 이의를 제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지인이라 말 꺼내기가 더 어려웠다. 하지만 감정적인 호소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다.



신씨가 매도자에게 지불한 돈은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을 제외한 2억8000만원.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은 승계했다. 매매대금 2억8000만원 중 2억원은 수표로 지불했고 나머지 8000만원은 1만원권 현금으로 쇼핑백에 담아줬다.



매도자가 계좌송금을 꺼려 불편했지만 일일이 돈을 찾아서 여러 차례에 걸쳐 전달했다. 계약서도 다운된 가격인 3억6000만원짜리 한장만 썼다.



지인과의 인간관계에 흠집을 내고서라도 트집을 잡고 싶었지만 증거가 없었다. 속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계약서를 써준 중개사도 3억600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니 그쪽을 통해볼 도리도 없는 노릇이다.



현행 국세기본법상 일반적인 경우 5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하고 있지만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세금포탈의 부과제척기간은 10년이다. 적발시에는 탈세액의 3배가 추징된다. 이를 중개한 중개업소도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및 자격정지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신씨의 경우처럼 증거마저 없다면 발만 동동 구르는 수 밖에 없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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