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건립업체 자금력 없어 지지부진
국토해양부 편성 예산 국회서 삭감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에 맞춰 대형 위그선(WIG Craft, 물 위를 나는 배)을 최초로 선보이려던 정부와 전남도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11일 "위그선 조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윙쉽테크놀러지㈜의 자금 능력이 부족해 사업 추진이 답보 상태"라며 "이에 따라 정부와 전남도, 제주도가 공동으로 위그선 1척을 구입하는 조건으로 사업 추진을 독려하려 했으나 지난해 말 국회가 '2009년 정부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위그선 구입 예산이 삭감됐다"고 밝혔다.
위그선은 날개의 표면효과를 이용해 수면 위 1~5m 이내에서 뜬 상태로 시속 250~300㎞까지 달리는 신 개념의 해상 운송수단이다.
이 사업은 2007년 11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하자 정부가 '2012년 세계박람회 때 한국에서 생산한 위그선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시작됐고, 국토해양부와 전남도, 김성곤 국회의원(민주당ㆍ여수갑)이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31일에는 국토해양부 산하 한국해양연구원(KORDI) 소속 연구원들이 설립한 윙쉽테크놀러지㈜와 박준영 전남지사, 김성곤 국회의원, 전남개발공사가 '위그선 활용에 관한 업무 협약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 채비에 나섰다.
이들은 여수시 신월동에 임시 조선소를 세운 뒤 400명이 승선 가능하며 척당 예상 판매가가 600억원대의 위그선을 제작해 2012년 세계박람회 때 첫선을 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윙쉽테크놀러지㈜에 참여한 한국해양연구원의 연구진의 자금 능력이 부족해 조선소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위그선의 크기를 200인승으로 줄이고 예정 판매가 또한 350억원으로 낮춰 사업을 추진했다.
또 전남도와 제주도가 국비를 지원 받아 공동으로 1척을 구매해 양 도 공동 소유로 하고, 운영은 전남개발공사와 제주개발공사가 맡기로 했었다.
국토해양부는 곧바로 국비를 지원키로 하고 '2009년 정부 본예산'에 관련 예산 35억원을 편성해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국토해양부는 다시 관련 예산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통과 여부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올해 추경예산이나 내년 본예산에 관련 예산을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시간적으로 박람회 때 첫선을 보이는 것이 촉박하긴 하지만 예산이 통과된다면 최대한 행정적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수=송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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