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 육로통행을 차단한지 하루만인 10일 군사분계선 통과를 허용한 것은 개성공단 등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통행재개 조치와 관련, "개성공단의 출입이 거의 원상복귀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하룻동안 중단됐던 개성공단의 인력 및 자재 반출입이 평소와 큰 차이없이 이뤄지게 됐으며, 동해선을 통한 금강산 방문도 재개됐다.
이번 통행 정상화 조치는 개성공단 가동중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연기 등으로 발생할 남북관계 경색과 경제적 피해가 일파만파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성공단은 대부분 기업들이 인력과 자재 반출입 없이 10여일 이상 가동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유창근 부회장은 "원부자재가 떨어지는 2~3일 후부터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염려들을 했다"며 "열흘 정도 끊기면 대다수 공장들의 조업이 중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다음달부터 재개하려던 금강산관광이 차질을 빚는 것도 북측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추정 매출 손실은 999억6000만원. 하루 평균 4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강산관광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회사가 버틸 여력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측의 군 통신선 차단 조치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이처럼 통행을 재개시키면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큰 통신선 차단을 유지하는 것은 실리를 유지하면서도 명분 있는 남측 압박카드는 남겨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여러 이유로 남한을 압박하는 카드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경제적 이익을 포기할 정도로 남북관계가 나빠지진 않았다"며 "더욱이 개성공단이 최악의 상황으로 갈 경우 남북관계가 장기적으로 되돌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남북간 육로가 통행이 재개됐음에도 불구 앞으로 북측의 움직임을 신중하게 지켜봐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양무진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통행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고 통신만 중단했던 것"이라며 "일시적인 통행 허용인지 키 리졸브 훈련기간동안 계속되는 것인지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한미간 '키 리졸브', '독수리' 군사훈련에 강력 반발해 지난 9일 군 통신선을 전면 차단,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됐었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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