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떠난 동료 두 딸 학비지원 위해 23년째 끈끈한 만남
정신적 지주이자 스승 이승초 변리사가 이끄는 ‘월례 공부모임’ 눈길
$pos="C";$title="소심회 회원(회장 백옥분/앞줄 맨 오른쪽)들이 서울에서 내려온 이승초 변리사(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와 함께 모처럼 포즈를 취했다.";$txt="소심회 회원(회장 백옥분/앞줄 맨 오른쪽)들이 서울에서 내려온 이승초 변리사(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와 함께 모처럼 포즈를 취했다.";$size="550,412,0";$no="2009030517342059100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특허청 남녀직원 모임인 ‘소심회(素心會)’는 일반 친목단체가 아니다. 이름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의 만남이다.
출석률은 거의 90~100%다. 그만큼 끈끈하고 자발적이다.
모임이 시작된 건 특허청이 서울에 있었던 1986년 8월. 교통사고로 남편을 여의고 혼자 딸(4살, 2살) 둘을 키우던 특허청 기능직여직원(김경희 씨·당시 38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고인을 애도하는 과정에서 졸지에 고아가 된 동료의 딸들을 돕기 위해서였다.
창립멤버는 같이 일했던 여직원 22명. 20~30대에 만난 이들은 지금 40~50대가 됐다. 서울사무소 김점순 소장, 박은희 출원과장, 허정애 서기관, 이귀화·전경애 사무관 등 간부들도 나왔다.
그 뒤 5명이 퇴직하고 남은 17명과 남자지만 뜻이 좋아 동참한 이승종 대변인, 신대진 정보개발과 직원 등 19명이 정회원이다.
회원들은 매달 1만원씩을 내어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아이들이 대학입학 때까지 학비를 댔다. 16년간 식사비를 빼고 월 12만~14만원씩 꼬박꼬박 송금한 것이다.
그 덕분에 큰 딸(박수진·27)은 공부를 마치고 얼마 전 결혼했고 작은 딸(박경진·25)은 대학 3학년생이다.
$pos="L";$title="점심식사를 하기전 이승초 변리사로부터 강의를 들으며 공부에 열중인 소심회 회원들. ";$txt="점심식사를 하기전 이승초 변리사로부터 강의를 들으며 공부에 열중인 소심회 회원들. ";$size="307,230,0";$no="2009030517342059100_4.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소심회 중심엔 두 사람이 있다. 발족 때부터 회장으로 봉사 중인 백옥분 사무관(60)과 고문이자 스승노릇을 해온 이승초 변리사(79·이승초·김석윤 합동특허법률사무소장)다.
특허청 여직원(320명)의 맏언니격인 백 사무관은 이경희 총무(50)와 23년째 모임을 이끈다.
소심회발족 때 항고심판관(국장급)으로 있었던 이 변리사는 모임이름을 지어주면서 아버지처럼 회원들을 보살피고 깨우침을 주고 있다. ‘성실하라’ ‘때를 놓치지 말고 공부하라’며 주문한다.
창립 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월례회는 공부모임 분위기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모임엔 늘 이 변리사가 함께 한다. 서울서 대전까지 내려와 시사성 있는 내용의 교양자료와 삶, 인생을 알게 하는 글귀를 나눠주며 대화한다. 나눠준 자료가 책 한권 분량을 넘는다.
백 회장은 “소심회 회원들은 지금도 병으로 일터를 떠난 특허청 직원들을 수시로 돕는다”면서 “여건이 되면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계속 돕고 싶다”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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