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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노린 '현금의 유혹' 판친다

"초고속 인터넷 고객 잡자" SK브로드밴드ㆍLG파워콤 등 현금 제공
전화ㆍ문자메세지 기본…원룸ㆍ아파트 위주 전단지 대량 살포도

 
직장인 김모(30ㆍ광주 서구 쌍촌동)씨는 지난주 '초고속 인터넷에 가입하면 현금 20만원을 즉시 제공한다'는 전화를 받고 SK브로드밴드에 신규 가입했다. 앞서 주부 강모씨(29ㆍ광주 북구 연제동)도 지난 2월 대문에 붙여진 '초고속 인터넷과 집전화 결합상품 가입시 현금 18만원을 준다'는 전단지를 보고 LG파워콤으로 서비스사를 변경했다.

강씨는 "기존에 집전화와 인터넷 모두 KT를 사용했으나 LG파워콤의 결합상품 요금이 더 저렴해 통신사를 바꿨다"며 "속도나 서비스가 크게 다르지 않는데다 현금까지 주니 안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TV 속에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있다면 현실에선 '현금의 유혹'이 있다(?). 최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현금을 제공하는 등 도를 넘은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따른 업계 관계자들의 자조섞인 말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현금을 받고 서비스사를 변경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어 이같은 현금 마케팅은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업체들의 영업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몫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5일 광주지역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KT, LG파워콤 등 통신 3사는 지난해 11월께부터 초고속 인터넷 고객 유치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각 회사 영업점들은 자사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시 현금 15~20만원을 제공한다는 홍보전화와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를 무작위로 고객들에게 전송하고 있으며 광주 서구 상무지구 원룸들과 내방동 주공아파트, 북구 연제동 아파트 단지 등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같은 내용의 홍보 전단지가 수백여장씩 뿌려지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기업이 소비자에게 지불할 수 있는 현금ㆍ상품 가격은 사용금액의 10%로 초고속 인터넷을 3년 약정으로 가입하더라도 금액은 100만원 안팎이어서 10만원을 초과할 수 없지만 이를 훨씬 초과하는 불법적인 '현금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KT 광주지역의 경우 지난해 월 평균 5000여건이던 초고속 인터넷 매가패스 해지율이 지난해 말부터 두배로 껑충 뛰었으며 올해 들어서도 월 평균 해지자가 소폭 늘고 있다.

반면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는 지난해 8월 가입자가 전국적으로 330만명까지 떨어졌으나 올 1월 현재 357만명으로 약 30만명 늘었으며 LG파워콤 역시 현재 가입자가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한 221만명에 이르고 있다.

통신사들이 이처럼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인터넷 전화와 인터넷 TV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향후 통신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인터넷 고객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체들의 출혈 경쟁은 기업의 영업비용 상승으로 나타나 결국 소비자들이 보전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부작용이 우려되는데다 시장의 기본원리인 공정경쟁을 저하시켜 기업들의 양성 성장과 소비자들의 윤리적 소비를 막게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 김미희 광주YWCA 소비자상담실 부장은 "현재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은 저렴함과 결합상품, 그리고 현금 등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성능과 서비스 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며 "기업 역시 과다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전체 이용요금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기수희 기자 hiyaa102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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