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법조계, 대국민 신뢰도 추락 어디까지

검찰직원 십여명 아파트 인허가 과정서 금품수수 의혹
대검, 비리사건 철저한 진상조사 지시
검찰 직원 10억대 국고도 횡령
신영철 대법관. 촛불재판 압력 행사 충격
법원 내부서도 '촛불의혹 규명' 촉구 잇따라

 
최근 검찰과 법원 등 법조계의 신뢰도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검찰 직원들이 아파트 인허가 과정에서의 비리에 연루되는가 하면 벌금 수납금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재판 과정에서도 이른바 윗선의 압력행사가 드러나는 등 많은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과 법원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법과 원칙'으로 대변되던 이들 조직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도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5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소속 직원들이 아파트 인허가 비리 사건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가 포착돼 자체 수사에 돌입했다.
 
이는 포항시 득량동 아파트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전 포항시 주택과장 신 모 씨가 조사 과정에서 검찰 직원에게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하면서 드러났다.
 
신 씨는 또 검찰 직원 부인과 포항시 전 간부의 친인척이 이른바 '알박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관련 직원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정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검찰직원이 약 15억원의 국고를 빼돌리는 어이없는 사건도 발생했다.
 
검찰에 따르면 검찰청 소속 7급 직원 강모(37)씨는 2004~2005년 서울고검에서 벌금 수납 업무를 담당하면서 납부된 벌금중 31억9000만원을 총 6차례에 걸쳐 입출금, 이중 14억3800만원을 빼돌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를 받고 있다.
 
강씨는 이 돈을 주식에 투자하거나 부동산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강씨는 구속기소된 상태로 검찰은 강 씨가 횡령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5억~6억원에 달하는 강 씨 재산을 추징보전키로 하는 등 추가 환수 방안도 모색중이다.
 
신영철 대법관은 촛불집회 재판과 관련, 담당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어 충격을 더 하고 있다.
 
신 대법관이 지난해 11월6일, 24일, 26일 등 총 3차례에 걸쳐 촛불집회 담당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야간집회 관련'이란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재판을 통상적으로 처리하라', '부담되는 사건을 적극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보낸 것.
 
이는 일반 법관들의 근무평정을 매기는 법원장의 이메일은 판사들에게는 재판에 대한 압력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법원이 촛불집회 재판 몰아주기 배당 논란과 관련 '부적절한 일은 없었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일선 판사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잇따라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영식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최근 법원 내부 전산망 게시판에 '민주주의ㆍ인권ㆍ사법부의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나 인권만큼 중요한 가치로 법관의 독립이 본질로 자리잡고 있어 이번 파문을 간단히 넘길 수 없다"며 "법관이 외부 압력에 의해 재판을 했다면 그것은 아무리 사소한 재판이라고 해도 재판 자체가 무효"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영진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이정렬 서울동부지법 판사, 송승용 울산지법 판사도 각각 내부 전산망에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과 법원은 법과 원칙 수호의 최후의 보루"라며 "그러나 최근 법조계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일들은 이 같은 인식을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사법계의 치욕으로 국민들의 신뢰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