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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투톱경영 쉽지 않네"

제약업계가 한 때 유행처럼 도입하던 '투톱경영 체제'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업체들은 예전 모습으로의 원상복귀를 결정했다. 아직 대세라 하긴 이르지만 업계에선 '업종의 특수성 때문'이란 반응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2005년 도입한 김광호-김상린 투톱경영 체제를 2년만에 종식시켰다. '생각보다 시너지가 생기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다 최근 창업주 장녀인 김은선 회장과 홀로 남은 김광호 대표를 묶어 '오너+전문경영인'이라는 제약업계 모범답안으로 돌아왔다.

종근당도 이번 달 주주총회를 통해 투톱을 이루던 김정우-박선근 팀을 1년만에 해체하고 김정우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회귀한다.

각 회사의 속사정은 제각각이지만 '업종의 영세성'이 큰 영향을 미쳤을 거란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투톱체제가 시너지를 내기에 2∼3천억원 대의 매출 규모는 너무 작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가 경쟁적으로 투톱체제를 도입한 건 2000년대 중반께인데, 의약분업을 거치며 급성장한 제약사들이 "우리도 투톱을 도입할 만큼 컸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게다가 판매 못지않게 '품질'의 중요성이 커지자 '개발부서'가 '영업부서'와 대등한 위치로 올라서게 됐다. 두 분야를 독립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따라 대두됐다.

하지만 당초 생각과는 달리 제약업체는 여전히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톱체제를 도입한 건 미래를 내다 본 결정인데, 수년 째 어색한 옷을 입은 형국이 된 셈이다. 또 '개발'과 '영업'도 막상 떼어놓고 보니 부작용이 속출했다.

투톱체제의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은 외부 환경변화에 민감해 빠른 의사결정과 부서간 유기적 협조가 절실한 업종"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투톱은 제약업체에게 능률적인 시스템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투톱' 업체 관계자도 "두 분야간 신경전이 없을 수 없다. 이런 단점을 능가할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부 회사를 제외하곤 차라리 일사불란한 1인 체제가 낫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투톱체제를 도입하려는 회사도 있어 주목을 끈다. 유한양행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최상후(개발)-김윤섭(영업) 두 명을 공동대표로 선임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다만 유한양행은 투톱을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할 '오너회장'마저 없는 특수한 상황이라, 이 회사의 실험에 업계가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외 투톱체제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곳은 임선민(영업)과 장안수(개발 및 마케팅) 체제의 한미약품이 대표적이다.

구조는 다르지만 대웅제약 영업을 총괄하는 ㈜대웅의 정난영 사장과 대웅제약 개발담당 이종욱 사장, 그리고 일동제약의 이정치(연구)ㆍ설성화(영업마케팅) 체제도 건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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