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뉴욕 증시의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한계 상황에 직면한 모습이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날 다우지수 7000선 붕괴가 현실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3일 뉴욕 증시는 급락 이후 한 번쯤 나타나는 저가 매수 기회마저 살리지 못 했고 오히려 S&P500지수 700선마저 내줬다.
현재 시장에는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해있다.
미 정부는 오는 25일부터 소비자·소기업 지원을 위한 1조달러 규모의 TALF(자산담보부증권대출창구)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앞서 밝힌대로 TALF 관련 자금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려 1조달러로까지 확대편성했지만 오히려 위축된 투자심리에 불안감만 키웠다는 분석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가라는 의구심만 더했다는 것이다. 실제 벤 버냉키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상원에서 7000억달러 구제 금융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고 발언해 의구심을 키웠다.
베어링 자산운용의 헤이스 밀러 매니저는 "정부가 문제를 다룰 충분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주된 분위기"라며 "문제를 깨끗이 치유할 어떤 특별한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며 불확실성도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설마'했던 막연한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은 심리상으로 완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당장은 충분히 싸졌다라는 인식보다는 얼마나 더 떨어질까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압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주장했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인테그리티 펀드의 로버트 로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증시는 위험하다"며 "투자자들은 하락 추세에서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판단하고 현금을 보유해야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메이플라워 어드바이저스의 래리 글레이저 이사는 "당황한 투자자들이 지금 당장 답변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투자자들은 심리적으로 지쳐 있으며 시장이 12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는 사실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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